[위클리오늘=신민호 기자]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가 1%대로 추락했음에도 지난달에만 시중자금 24조 원이 은행권 예·적금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융권에선 해당 기조는 유지될 것이지만 대·내외 금융리스크 때문에 투자심리가 안전성에 기울고 있다면서 향후 예·적금 비중은 시중은행에서 저축은행으로 쏠릴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권 수신잔액이 1708조 원으로 전월 대비 24조8000억 원 증가했다고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월 증가액인 6조5000억 원의 4배에 육박하는 규모인데 7월 수신잔액이 오히려 전월 대비 9조 원 가량 감소한 것과 사뭇 대조적이다.

특히 7월 말 기준 21조8000억 원 줄어들었던 수시입출금 잔액의 증가액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14조 원이나 증가했으며 정기 예·적금 역시 전월 대비 11조 원 가량 증가했다.

문제는 현재 시중은행 수신금리가 1%대 저금리 기조라는 것이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18일 기준 시중 5개 은행의 1년 기준 평균 예·적금 금리는 각각 1.46%, 1.76%로 1% 중반대에 머물고 있다.

특히 가장 금리가 높은 우리은행의 적금 상품 2개를 제외하면 2%대 상품이 없는 데다 해당 금리는 향후 추가 인하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금융전문가들은 이런 저금리 상황에서도 예·적금 상품에 시중 자금이 몰리는 원인을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에서 찾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미·중 무역분쟁부터 한·일무역분쟁과 미 연준 금리인하, 여기에 최근 발생한 DLS 사태까지 국내외 금융 리스크가 급증하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시중은행의 예·적금이 선호된 것이다.

이는 DLS사태의 여파로 자산운용사의 수신 증가세가 눈에 띄게 꺾인 것으로도 나타난다.

DLS사태 전인 7월 말 자산운용사 수신은 전월 대비 16조4000억 원 증가했지만, 사태 후인 8월 말 기준 증가액은 3조1000억 원으로 증가액이 전월 대비 약 5배 가량 감소한 상태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대·내외 리스크 요소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DLS 사태 직후인 만큼 시중자금이 예·적금에 몰리는 현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향후 저축은행에 좀 더 많은 자금이 흘러 들어 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는 18일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1년 기준 평균 수신금리는 예금 2.48%, 적금 2.62%로 저금리 기조에서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와 1% 가까이 차이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 10대 저축은행의 예수금은 28조337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가량 증가했으며 고금리 상품 출시가 연달아 이어지고 있어 향후 예·적금 비중이 더욱 증가할것으로 금융권에선 전망하고 있다.

한 금융관계자는 “현재 대·내외 리스크 부각으로 안전중심의 자산운용이 강제되고 있지만 저금리 기조에서 안정성만을 쫒긴 부담될 것”이라며 “시중은행의 수신금리가 1%대 중반인데 이는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할 때 마이너스가 된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 저축은행 사태 당시에 비해 업권 건전성이 매우 안정된 데다 제도적 장치가 탄탄해진 만큼 신뢰도가 시중은행 못지 않다”며 “결국 안정적인 예·적금 선호는 유지되겠지만 상대적 고금리인 저축은행으로 예·적금이 쏠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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