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외형 성장불구 영업이익 92.4%↓...‘속빈강정’ 영업 

[위클리오늘=민경종 기자] 매일유업의 관계사 엠즈씨드에서 운영하는 커피전문점 폴바셋이 지난해 매출 성장에도 불구,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무려 1/10토막이 난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궁금증이 일고 있다.

더욱이 같은 외국계 브랜드인 스타벅스와 커피빈 모두 지난해 매출과 손익 공히 성장세를 펼친 것과 비교하면 너무나 대조되는 실적이다. 

같은 영업환경 아래 놓여 있는 이들 3사 중 왜 폴바셋의 수익성만 급락했는지 고객의 궁금증이 크지만, 정작 회사 측은 답변을 쉬쉬하며 고객의 알 권리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대처하고 있어 궁금증만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그렇다면 지난해 폴바셋의 영업 성적표는 어떠했을까? 엠즈씨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폴바셋의 지난해 매출은 828.4억으로 전년도 756.7억 원 대비 9.5% 가량 신장됐다.

반면에 영업이익은 달랑 1.7억 원에 그쳐 전년도 22.5억 대비 무려 92.4%나 급감, 1/10토막이 넘게 났다. 그야말로 ‘속빈 강정’식 영업을 한 셈이다.

■ 영업이익, 스타벅스·커피빈 증가 속 나홀로 ‘급감’...왜?

더욱이 이처럼 부진한 손익은 국내에서 영업 중인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이하 스타벅스)와 커피빈코리아(이하 커피빈) 같은 외국계 커피 브랜드의 실적과 비교하면 너무도 초라한 성적표다. 

먼저 매출의 경우 스타벅스가 2017년 대비 20.5% 증가한 1조5223.7억 원, 커피빈은 5.7% 신장한 1666.3억 원을 시현, 폴바셋의 매출 성장률(9.5%)만 놓고 보면 2번째에 해당돼 그리 나쁜 편은 아니었다. 

문제는 손익이다. 스타벅스의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24.9% 증가한 1428.5억 원을, 커피빈도 5.9% 늘어난 65.0억 원을 시현한 반면, 폴바셋의 경우에는 2017년 22.5억 원 대비 92.4%나 급감한 1.7억 원에 그쳐 이들 중 홀로 뒷걸음질 치는 아주 초라한 성적표를 내밀었다. 

과연 폴바셋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3사 중 홀로 수익성이 급락해야만 했었는지 궁금증이 이는 대목이다. 하지만 회사 측은 이에 대한 내부 분석자료가 없어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엠즈씨드 관계자는 “폴바셋의 영업이익 급감 원인에 대해 자체 분석한 자료가 없어, 딱히 드릴 말씀이 없다”며 사실상 답변을 거부했다. 

이 회사의 손익계산서상에 나타난 매출액(영업수익)과 매출원가, 판매관리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느 정도 파악이 가능한 것 아니냐고 반문도 가능하겠지만, 이 회사의 경우에는 회사 측 도움이 없이는 정확한 원인 분석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왜냐하면 지난해 3월 30일자로 합병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살바토레 쿠오모(법인명 엠즈푸드)’의 합병 이후 재무제표를 폴바셋의 것과 합산·계상해 놔, 폴바셋의 원가와 판관비는 얼마이고, 또 살바토레 쿠오모의 것은 얼마인지 밝히지 않는 한 더이상 기자가 파악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주석을 통해 폴바셋과 살바토레쿠오모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 손익, 감가상각비 등 3가지만 구분해 놨을 뿐, 각 사업부의 원가와 판관비 등에 대한 표기는 생략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른 인건비와 매장 임차료 급증, 이에 더해 폴바셋과 지주사인 매일홀딩스에게 지급하는 브랜드 사용료 등이 늘어난 점이 수익성 악화의 단초를 제공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폴바셋과 살바토레 쿠오모의 실적이 합산된 손익계산서를 보면(대부분이 폴바셋 수치로 추정됨), 급여가 전년 대비 83.9억 원, 임차료 30.7억 원, 그리고 지급수수료 10.3억 원 등 총 124.9억 원이나 급증한 것으로 드러나 업계 추정에 설득력을 심어 주고 있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 우려되는 부분은 지난해 영업이익(1.7억 원)으로 금융기관 차입금 이자(3.7억 원)도 커버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내몰렸다는 점이다. 

이는 곧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1보다 작다는 의미인데다가 신용평가업계에서는 이를 잠재적인 부실기업으로 보고 있어, 자칫 바리스타 세계 챔피언 출신 폴바셋 명성에 오점을 남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손익 개선 대책이 절실해 보이는 대목이다.

■ 유리한 내용만 공개 vs 고객 알 권리 충족...“고객 신뢰 제고가 더 중요” 

이처럼 영업이익 급락의 큰 흐름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회사 측은 대체 무엇이 껄끄럽고 두려운 것인지, 고객의 사랑으로 커가면서도 정작 고객의 알 권리 충족에는 '쉬쉬'로 일관하는 것일까?  

더군다나 신메뉴 출시나 가격할인 이벤트, 사회공헌 활동 같은 영업에 유익한 자료는 적극 홍보에 나서면서도, 영업이익이 92.4%나 급감한 것과 관련된 수치를 공개하라는 것도 아니고 단지 그 까닭을 설명해달라는 질문에 왜 답변을 회피하는 것인지 선뜻 이해가 안가는 대목이다.

유력 커피전문점에 근무하는 홍보팀장은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회사 소식을 고객께 진솔하게 알리며 신뢰감을 쌓아가는 것이 회사 성장의 근간인 시대에 살고 있다”며 “영업 기밀에 속할 만한 수치나 전략이 아니라면 고객의 알 권리 충족을 위해서라도 설명해주는 것이 옳지 않겠느냐”는 견해를 밝혔다.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