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20분부터 900여 명 투입 행정대집행
“빨갱이” “나라 망해라” 극렬 저항...규탄대회 이어져
병원 이송자 42명...“부상자 파악 중”

서울시가 25일 광화문광장의 우리공화당 불법 설치물을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에 나섰다. 이를 바라보는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김인환 기자] 서울시가 광화문 광장에 설치됐던 우리공화당(구 대한애국당) 불법 천막을 설치 46일 만인 25일 새벽 강제 철거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5시20분부터 시 직원을 비롯한 유관기관 직원 500명, 용역업체 직원 400명 등 총 900여 명을 투입해 농성 천막과 그늘막 등을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에 나섰다.

철거가 시작되자 우리공화당 당원과 지지자들은 소화기를 뿌리며 몸으로 막아서고 물병을 투척하거나 욕설을 내뱉는 등 극렬 저항했다. 일부 극우 당원들은 “공산주의” “빨갱이” “나라 망해라” 등 과격한 발언을 내뱉기도 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천막과 그늘막 등은 광화문 광장 내 절대 사용금지 구역인 시민 통행로에 설치돼 철거가 불가피했다. 또 발전기와 가스통, 휘발류통 등 위험 적치물도 방치돼 있었다.

뿐만 아니라 농성자들이 시민을 상대로 폭언이나 협박, 통행 방해 등을 저질러 꾸준히 민원이 발생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 기간 동안 철거요청과 계고장 발송 외에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어 ‘불법을 눈 감고 있다’는 시민단체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번 행정대집행은 서울시를 향한 이 같은 비판과 요구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동안 자진철거요청 1회, 계고장 3회 등 물리력 없이 진행하려고 했으나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행정대집행 과정에서 발생한 병원이송자는 42명이며 심각한 부상자는 아직까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병원 이송자 대부분은 60~70대이며 일부 용역업체 직원들은 얼굴이나 팔 등에 피를 흘리거나 붕대를 감고 있는 광경이 목격되기도 했다.

한편, 서울시는 현재 광장을 청소하고 물을 뿌리는 등 현장복원 중이며 작업이 끝나는대로 광장을 시민에게 돌려준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번 행정대집행에 소요된 약 2억 원은 추후 우리공화당 측에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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