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소시엄 MBK파트너스와 우선협상 대상자 변경...업권 3위로 뛰어올라

우리은행(왼쪽)과 롯데카드(오른쪽) 본사 <사진=각 사>

[위클리오늘=신민호 기자] 롯데카드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가 MBK파트너스와 우리은행의 컨소시엄으로 변경되며 카드업권의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레버리지 비율과 자본 등에서 한계에 부딪힌 우리카드가 롯데카드를 인수 때 시장점유율 2위의 거대 카드사로 도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 카드업권에서 진행 중인 신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여력이 생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그룹이 롯데카드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를 MBK파트너스와 우리은행의 컨소시엄으로 변경했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당초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한앤컴퍼니의 한상원 대표가 KT 황창규 회장의 배임 혐의에 연루되자, 롯데그룹이 향후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의 리스크를 고려해 우선협상자를 변경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인수에서는 롯데그룹이 지닌 98.7%의 지분 가운데 MBK파트너스가 60%, 우리은행이 20%의 지분을 인수할 계획”이라며 “지분에 대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반면 금융권에서는 올해 출범한 우리금융이 위험자산 대비 자기자본 비율인 BIS비율에서 외부등급법이 적용돼 가용 자산이 부족하기 때문에 일부 지분만을 인수하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또한 향후 자체적인 내부등급법으로 자산위험도 평가가 가능해지면 BIS비율에 묶여있던 가용 자산의 운용이 가능해져 이를 통해 롯데카드의 잔여지분을 인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카드와 롯데카드의 자산규모는 각각 9조9831억 원, 12조6527억 원으로 7개 전업카드사 중 각각 6위, 5위에 해당한다. 또한 이용실적 기준 시장 점유율도 10.21%, 9.69%로 5위와 7위다.

개별적으로는 업계 하위권에 해당하는 두 카드사가 결합 시 단숨에 업권 3위의 자산규모(22조6358억원)와 시장점유율 2위(19.9%)의 대형 카드사가 탄생한다.

또한 규모는 작지만 지난해 성장률로 볼 때 우리카드와 롯데카드는 업권 1,2위를 다퉜다. 또한 롯데백화점을 비롯한 유통 쪽에 특화된 롯데카드의 결합은 비금융 부문을 확장시키고자 하는 손태승 회장의 의도와 부합한다.

이밖에도 현지 규제로 은행의 해외진출이 단기간에 이뤄지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하면 롯데카드는 베트남에 국내 카드사 중 가장 먼저 진출해 기반을 다져온 만큼 우리은행의 베트남 진출에 큰 메리트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번 롯데카드의 인수가 가장 반가운 것은 우리카드라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우리카드가 1분기 순이익 24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393억 원) 대비 38.9% 감소한데다 레버리지 비율과 리스자본의 부족 등을 이유로 올해 성장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수료 인하 규제로 카드업권의 수수료 수익이 대폭 하락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카드사의 신용평가업과 모바일 기반의 결제·송금 서비스, 리스 기반의 렌탈업 등을 허용하며 전통적인 수수료 수익에서 벗어나 혁신기술과 결합한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을 유도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카드가 신사업을 시작할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리스 규모가 작아 렌탈업을 시작할 수도 없고, 자산규모가 작은 만큼 신용평가업이나 혁신기술을 적용할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라 향후 수익구조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카드의 인수로 우리카드와 결합하게 된다면 유통과 금융이라는 서로 다른 부문으로 점유율을 높힐 수 있을 뿐더러 자산규모면에서도 확대되는 만큼 신사업에 진출할 여력이 충분해져 기존의 고민들이 모두 해결된다는 것이다.

한 금융관계자는 “우리금융은 출범 초기로 타 지주사보다 은행 의존도가 높고 비은행 계열사가 적은 만큼 M&A를 통한 외형확장이 필수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롯데카드가 우리금융에 매력적인 M&A 대상인 반면 가용한 자본이 부족해 일부 지분을 인수하는 것으로 전략을 선회했을 것”이라며 “향후 다른 M&A 대상이 나타난다면 같은 전략을 고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금융관계자는 “지난해 상승세였던 두 카드사가 1분기에 하락세인 것은 기존 수익구조를 전환할 여력이 부족해 지난해 말 비용절감에 치중한 영향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금융당국의 혁신기조로 카드업권은 2~3년 내 현재 수익모델을 전환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현 시점에는 인수합병을 통한 몸집불리기가 해답에 가까우며 향후 대형 카드사 위주로 카드업권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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