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신민호 기자] 최근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이 롯데카드 인수전에서 맞붙는 등 비은행 M&A에 대한 금융권의 관심이 뜨겁다.

은행 수익의 포화로 비은행 M&A 중요성이 점차 증가하는 가운데 일부 보험사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며 올해 하반기 보험업권이 금융사들의 M&A 전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왼쪽부터) 조용병 신한금융회장, 윤종규 KB금융회장, 손태승 우리금융회장, 김정태 하나금융회장, 김광수 농협금융회장 <사진=각 사>

지난해 신한금융그룹은 금융권 가운데 가장 높은 순이익을 기록하며 KB금융그룹에 내준 리딩금융그룹 타이틀을 재탈환했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그 원동력으로 오렌지라이프를 합병하며 비은행 부문을 확장시킨 것으로 꼽고 있다.

특히 올해 1분기 신한금융의 당기순이익은 9184억원으로 전년 동기(8575억원) 대비 7.1% 증가하며 업권 1위를 기록했다. 이 중 비은행 부문의 순이익은 3731억원으로 총 순이익의 36.2%이며, 이는 5대 금융지주사 중 가장 높은 비중이다.

특히 5대 금융지주의 경우 신년사를 통해 포화된 은행업에 비은행 부문을 확충해 종합금융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으며, 규제로 인해 올해 이자수익이 급감할 것이란 우려로 각 금융사 모두 비은행 M&A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 올해 초 우리금융은 동양자산운용과 ABL자산운용을 인수하며 공격적인 M&A 행보를 보였으며 이번 롯데카드 인수전에서도 예상을 깨고 MBK파트너스와의 합작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신한금융의 경우 지난해 오렌지라이프에 이어 올해 초 아시아신탁을 인수하며 부동산신탁업에 진출하는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시키고 있다.

하나금융 역시 증자 없이 1조원을 운용할 수 있다 발표하며 롯데카드 인수전에 참가했었고, KB금융은 최근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M&A의 실탄이 될 자본을 확충하고 있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각 금융사의 M&A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올해 하반기 M&A 주 전장이 될 곳은 보험업권으로 지목하고 있다.

최근 산업은행은 KDB생명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며 연내 매각과 상장을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규모 자체는 작지만 지난 오렌지라이프의 매각 전략과 유사하며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 인수로 좋은 실적을 보인만큼 M&A 가치가 충분하다는 업권의 평이다.

또한 이전부터 매각설이 거론됐지만 번번히 무산된 동양생명과 ABL생명도 올해 초 동양·ABL 자산운용이 우리금융에 매각되며 매각 가능성이 증폭됐다.

특히 지난해 말 기준 양사의 지급여력(RBC)비율이 각각 287%, 205%로 양호한 상황이지만 순이익이 513억원과 19억으로 급감한 상황이라 인수 대상으로써 매력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또한 최근 FI(재무적 투자자)들과 풋옵션 행사를 두고 신장재 교보생명 회장과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교보생명 매각설이 제기되며 각 금융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교보생명 측은 이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풋옵션 갈등이 장기화되며 매각설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한 IB관계자는 “현재 보험업권이 침체된 상황이라 오히려 저평가된 경우”라며 “실질적인 가치 대비 평가가치가 떨어져 있는 만큼 역으로 좋은 인수 타이밍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보험사 외에도 자산 기준 업권 2위의 롯데캐피탈이 꼽히고 있다. 금산분리법에 의해 비금융 지주사로 출범 시 금융계열사를 보유할 수 없다.

올해 초 매각을 중단했지만 현행법 상 오는 10월까지 카드, 손보에 이어 롯데캐피탈의 지분을 정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롯데그룹이 국내 지주사 규제에서 벗어나 있는 일본 롯데의 롯데호텔이나 롯데 물산으로 캐피탈을 넘길 수도 있다 전망하고 있다.

또한 롯데카드 역시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한앤컴퍼니에서 대표의 탈세 혐의가 불거져 매각이 불투명해진 터라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이 또다시 인수에 나설 가능성도 존재한다.

또 다른 IB관계자는 “금융그룹의 지난해 최대 실적은 4분기와 올해 1분기 기준 점차 하락세에 접어들었다”며 “DSR을 비롯한 강도 높은 금융규제로 인한 수익 악화의 해법으로 제시된 것이 비은행 부문 확장”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비은행 수익도 악화됐지만 M&A에 목을 매는 것은 성장 동력 때문”이라며 “향후 금융권은 ‘새 먹거리’ 경쟁에 돌입해 가장 몸집이 크고 다각화된 금융사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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