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사법부 수장 최초로 구속심사 출석

▲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손을 뿌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위클리오늘=정재웅 기자] 양승태(71·사법연수원 2기) 전 대법원장이 23일 피의자 신분으로 본인의 구속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10시24분께 자신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했다. 심사는 오전 10시30분부터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321호 법정에서 진행중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예고한대로 직접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2017년 9월말 6년의 대법원장 임기를 마치고 사법부를 떠난 지 1년4개월여만이다. 사법부 수장이었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자신이 몸담았던 법원에 돌아왔다. 사법부 71년 역사상 전직 대법원장이 구속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는 것은 처음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전직 대법원장 최초로 구속 심사를 받게 된 심경'과 '심사에서 어떤 부분을 다툴 것인지'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잠시 멈춰섰으나 대답은 하지 않은채 곧바로 법정으로 향했다.

같은 시각에 옆 법정인 319호에서 두번째 구속심사를 받는 박병대(62·12기) 전 대법관도 오전 10시19분께 법원에 출석했다. 박병대 전 대법관은 '고등학교 후배 재판을 판결한 것이 정당한지' 등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박병대 전 대법관은 허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심사를 맡았다.

이날 심사는 오후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혐의가 방대하고 이를 모두 다투고 있기 때문에 법정에서는 첨예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재임시절 법원행정처의 재판 개입 및 법관인사 불이익 등 사법부의 최고 책임자로서 각종 사법농단 의혹에 개입 및 지시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박병대 전 대법관은 검찰이 한달여의 보강수사후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면서 지인인 고교 후배의 재판 기록을 불법으로 확인한 혐의 등을 추가해 이를 두고 다툴 것으로 보인다.

구속심사 결과는 이날밤 늦게 또는 24일 새벽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피의자 인치장소는 법원이 심사후 결정하는데, 통상에 비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전 대법관은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결과를 기다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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