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 제공>

[위클리오늘=조원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사망 가능성을 인정했다. 카슈끄지가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서 실종된 지 2주만이다.

CNN과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몬태나주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하며 '카슈끄지가 죽었다고 믿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확실히 그런 것 같다. 매우 슬프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발언에 앞서 백악관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사우디-터키 방문 결과를 보고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단한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그가 죽었다고 인정할 것이다. 모든 면에서 보이는 증거가 그렇게(카슈끄지가 죽은 것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카슈끄지 사망으로 인한 대 사우디 조치에 대해 "우리는 아주 강력한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우리는 세 가지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곧 진상을 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세 가지 조사 결과는 이해관계국인 터키와 사우디, 미국의 조사를 의미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카슈끄지의 행방이 묘연해진 이후 줄곧 '살만 국왕과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카슈끄지 죽음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다'는 사우디의 주장에 무게를 둬 왔다.

그러나 주요 언론이 카슈끄지 사태를 다루며 파장이 커지고, 왕세자 측근의 사우디 영사관 입장 사실이 터키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등 사우디 왕실과의 연관성이 계속 드러나자 압박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이와 관련해 이날 사우디 지도부와 가까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 측근인 아흐메드 아시리 장군을 범인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국제사회의 반 사우디 움직임도 강화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 주요 인사를 비롯해 영국과 프랑스, 네덜란드 인사들은 사우디에서 열린 '미래투자 이니셔티브' 행사에 불참했고,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도 결국 이 행사 불참을 선언했다.

한편 백악관이 사우디 규탄성명을 낸다고 하더라도 제재 등 실제적 조치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사우디는 매우 좋은 동맹국이었고, 미국에서 많은 것을 수입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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