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김인환 기자] 최근 롯데하이마트의 갑질 행태가 폭로된 가운데 우리 사회는 끊을 수 없는 갑을 논쟁 속에 다시 빠져들었다.

특히 하이마트 갑질 논란은 노동자의 인권을 침해한 것이기에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이마트 노동자들은 원치 않는 날에 강제로 연차를 써야 했고, 휴무 날에도 강제로 회사 행사에 동원됐다. 당연히 무보수로 연장근무를 해야 했고, 업무와 상관없는 화장실 청소까지 떠안아야 했다. 심지어 욕설과 폭언까지 들으면서도 이를 참고 일 할 수 밖에 없는 힘없는 '을'들이었다.

문제는 이런 행태가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제보를 하고 외부에 알리는 등 을들의 노력에 대해 돌아오는 건 내부자 색출이라는 회사의 보복이었다.

그렇다. 갑질이 몸에 밴 회사는 약자의 목소리를 이렇게 짓누르고 듣지 않게 마련이다.

기자는 사회와 기업의 목소리를 듣고 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대중에게 알리는 일을 하는 B2B(Business to Business)와 B2C(Business to Consumer)를 겸하는 직업이다. 해서 당연히 많은 기관과 기업 당사자들과의 통화를 시도한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은 당혹감과 귀찮음을 피하기 위해 본사 데스크의 번호를 노출하지 않고 있어, 기자의 신분으로도 본사 직원과 통화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데 이번엔 매우 심한 경우에 맞닥뜨렸다.

한 회사 콜센터 직원은 취재요청을 한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 남기세요” 무척 당혹스러웠다. “언론사 취재 요청도 홈페이지에 글 남겨야 되는 게 거기 방침인가요?” “네, 그렇습니다” 하이마트다.

갑질을 하는 '갑'들의 경우는 보통 두 가지다. 갑질이 몸에 밴 갑과, 갑질인 줄 모르고 했는데 알고 보니 갑질이었던 경우다.

전자의 갑들은 무언가를 강제하지 않으면 고쳐지지 않는다는 걸 우리 사회는 무수히 봐 왔다.

후자의 갑들은 다시 두 가지로 나뉜다. 깨닫고 시정하는 갑과 깨달았지만 계속 즐기는 갑.

문제를 시정하는 갑들은 나름의 성의를 표한다. 사과와 소통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비단 하이마트만의 문제는 아니겠지만, 하이마트는 내부자 색출을 시도했다.

본사의 갑질 파문에 대응하는 자세부터 콜센터의 대응 매뉴얼까지, 상품 문의와 매출에 직결된 문제 외엔 귀를 닫으려는 그 모습들이 어쩌면 일맥상통하는 건 아닐까라는 느낌이 들었다.

을의 희생과 소비자의 호감이 없으면 갑들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걸, 하루 빨리 깨닫게 되기를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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