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가 밝힌 풍계리 핵실험장 위성 사진.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임창열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하고 국제사회에 이를 공개한다고 했지만 미국은 지켜보자며 신중한 입장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5월 중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하고 이를 공개하기 위해 한·미 전문가와 언론인들을 조만간 초청한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9일 브리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같은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미국이 북에 대해 체질적 거부감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와 대화해보면 내가 남쪽이나 태평양 상으로 핵을 쏘거나 미국을 겨냥해서 그럴 사람이 아니란 걸 알게 될 것”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자주 만나 미국과 신뢰가 쌓이고 종전과 불가침을 약속하면 왜 우리가 핵을 가지고 어렵게 살겠느냐”라며 “조선 전쟁의 아픈 역사는 되풀이하지 않겠다. 한 민족이 한 강토에서 다시는 피 흘리는 일이 없어야한다. 결코 무력 사용은 없을 것임을 확언한다”라며 적극적인 비핵화 의지를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 이 같은 발언에 즉시 환영했고 양 정상은 한미 전문가와 언론인 초청 시점 등에 대해서는 북측이 준비 되는대로 일정을 협의키로 했다.

한편,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9일 폭스뉴스에서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리비아 모델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북학인 대량파괴무기를 포기할 것인지는 여전히 준명치 않다고 밝혔다. 

리비아식 모델은 ‘선(先) 폐기, 후(後) 보상’ 방식이다.

리비아식 모델은 2003~2005년 리비아 카다피 정권이 핵포기를 했던 사례에서 유례했다.

1998년 팬암 여객기 폭파 사건으로 미국과의 적대적인 관계가 된 리비아가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핵무장으로 국가 위상을 강화하려했지만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제로 인해 리비아는 핵포기를 선언하게 된다. 

이후 미·영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는 리비아의 핵포기 의사여부를 확인한 후 리비아와의 본격적인 관계회복을 추진했다.

볼턴 보좌관은 "우리는 리비아의 2003~2004년 모델을 아주 많이 염두에 두고 있다. 북한과 리비아의 경우는 분명히 다른 점이 있다. 리비아 프로그램은 훨씬 소규모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기본적인 합의였다. 우리는 북한과의 첫 회동에서 북한이 그러한 전략적 결정을 했는지를 시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북한은 3월 29일 중국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점진적·동시적 조치’를 통한 비핵화 방안에 합의했다. 

이러한 북한의 움직임은 북한이 리비아식 핵해법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리비아식 핵해법은 북한이 핵카드를 국제사회와의 협상도구로 더이상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인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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