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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혁신생태계 풍경① 모험자본에게 모험을 허하라

기사승인 2018.03.22  09:3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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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 가장 어려운 직업은 창업자, 가장 쉬운 직업은 창투사 심사역”

▲ 배재광 벤처법률지원센터 대표

벤처생태계 활성화 되려면, 창업투자회사가 엔젤캐피털 중심의 모험자본가들로 바뀌어야 한다. 우리나라 벤처펀드는 세계에서 GDP기준으로 4위고, R&D투자는 1위다. 그러나 혁신벤처창업은 OECD국가 중 꼴찌인 34위다.
문재인 정부가 향후 3년간 10조원의 펀드를 더 조성한다고 발표했고 이미 작년에 추경으로 8천억을 쏟아 부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혁신창업활성화 노력도 중소벤처기업부가 지금과 같이 창업투자회사 중심의 모험자본 생태계를 유지하는 한 혁신창업 생태계를 활성화시킬 수 없을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기존의 벤처특별법 상 한국벤처펀드까지 포괄적으로 담은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특별법’을 고시하였으나 기존 규정보다 오히려 규제를 늘린데 불과하여 한국벤처펀드가 조성한 펀드들에게 모험자본으로서의 기능을 기대하는 것은 경험상 순진한 바램에 불과할 것이 분명하다. 문재인 정부가 지향하는 혁신생태계 활성화는 문턱에 걸려서 본격적인 활동도 하기전에 좌초될 것이 분명하다. 원인이 동일한데 결과가 달라질 수는 없는 일이다.

특히 모험자본 투자규모가 4위에 해당함에도 혁신창업이 OECD꼴찌인 34위에 머무른 데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창업투자회사 중심의 경직된 모험자본 운용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자본’은 있으나 ‘혁신’이 없고, ‘투자’는 있으나 ‘모험’은 없다.
더구나 새롭게 정비하려는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은 문재인 정부가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규제샌드박스(Regulatory sandbox), 네거티브 규제와는 정반대되는 규제덩이리(Regulatory itself) 법률이다. 관료들이 엔젤과 전문엔젤, 액셀러레이터, 창업투자회사를 지정한다. 요건은 헌법상 평등권과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객관적 요인, 주관적 요인을 원인으로 한 것이다. 그 지정된 100여개 창업투자회사에게 사실상 문재인 정부의 혁신정책의 상징인 10조원의 자금을 몰아 주려 한다. 이제 더 높은 차원에서 규제가 완성되고 거기에 최적화한 창업투자회사들은 국민의 세금으로 한국에서 가장 안전한 평생 직업을 얻게 될 것이다. 한국에서 혁신생태계는 세금으로 창업투자회사들에게 가장 안정된 직장을 만들어 줌으로써 시작되고 또 마무리된다.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이 벤처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려면, 스스로 자본을 가지고 기꺼이 벤처에 투자를 하는 엔젤캐피털을 활성화시키는 방향으로 모험자본 생태계를 바꾸어야 한다. 법률에 가두어 버린 박제화된 ‘엔젤’이나 정부가 지원해야 존재하는 ‘엔젤’, ‘창업투자회사’ 등 ‘가장 안전한 모험자본(?)’이 아니라 도전을 즐기고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모험자본이 활성화될 수 있는 방향으로 법률이 개정되어야 한다. 그러자면 개인투자 및 전문개인투자, 개인투자조합, 액셀러레이터, 창업투자회사 지정 규정을 다 삭제해야 한다.
제6장 벤처투자조합의 성격에 대해 정확하게 규정하여 조합이 활동하는데 의문점을 남겨 두면 안된다. 그 규정도 최소화하고 나머지는 상법상 회사인 유한책임회사, 합명회사 등의 규정을 준용하는 방향으로 개정되어야 한다. 사실상 관료가 정해주는 엔젤, 액셀러레이터, 창업투자회사가 과연 모험자본을 운용할 수 있을까. 혹자는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을 하려면 근거가 있어야 하기때문에 특정 요건을 규정하고 요건을 갖춘 특정 법인이나 개인을 지원할 수 밖에 없다는 취지로 자신들의 법률과 규제덩어리를 합리화한다. 고루한 태도다.

문재인 정부의 혁신정책은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고 새로운 각도에서 새로운 방법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먼저 정부가 조성하는 모험자본은 전적으로 초기단계(seed/early stage)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 객관적으로 가치 측정이 가능한 후기단계(later stage) 투자는 민간자본인 증권사나 사모펀드(PEF)와 자산운용사 등에 맡기는 것이 생태계 차원에서 바람직하다. 초기투자가 리스크가 크니까 안전한 후기 투자도 할 수 있게 자율성을 주어야 한다는 주장을 꾸준히 하는 자들이 있다. 초기투자는 당연히 리스크가 크다. 그러나 전문가는 리스크가 크면 그 리턴도 크다는 것을 안다. 그 정도 자신도 없이 모험자본가, 더구나 국민의 세금으로 모험자본가가 되어서는 안된다. 증권사나 사모펀드를 운용하면서 안전한 투자를 하면 된다.

주식회사형 창업투자회사는 본질적으로 주주와 조합투자자간의 이해상충 문제, 주주와 회사간의 이해상충 문제, 주주와 심사역간의 이해상충 문제 때문에 모험자본 운용사로는 부적격이다. 한시바삐 유한책임회사(LLC) 혹은 유한책임조합(LLP) 형태의 운용사로 전환해야 한다. 한시적으로 창업투자회사가 벤처투자조합을 결성할 경우는 회사가 직접 업무집행조합원이 되어서는 안된다. 법리적으로도 법인인 회사가 이사로 선임될 수 없듯이 법인이 조합의 업무집행조합원이 될 수 없다. 법인으로부터 독립된 벤처투자조합을 결성하고 대표심사역이 업무집행조합원을 맡아서 운용하는 형식을 갖추되 조합원간의 계약으로 창업투자회사의 권리를 보장받는 형식으로 해결할 일이다.

그리고 모험자본은 구체적인 지역과 대학, 연구소 등 클러스터를 대상으로 활동해야 할 필요가 있다. 혁신창업자 없는 테헤란로에 사무실이 있는 모험자본가는 없어야 한다. 서울대에 최소 10명, 구로디지털단지에 최소 50명, 대덕연구단지에 최소 50명 등 각 생태계에 모험자본가가 있어야 한다. 그들이 중심이 되어 네트워킹하고 기술을 발굴하고 창업을 하는 혁신생태계가 만들어 져야 한다. 즉, 창업투자회사는 엔젤캐피털이나 조합형 혹은 유한회사형 모험자본으로 전환하되 소규모 펀드를 중심으로 각 클러스터나 지역, 대학, 연구소 등으로 분산되어 모험자본 역시 클러스터화되고 지역화되어 ‘생태계 속으로’ 들어 가야 한다. 지난 10여년 이상을 동일한 전략으로 규모를 키워왔지만 모험자본 접근성과 혁신창업이 OECD꼴지라는 참담한 결과만 낳은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리고 국민의 세금을 낭비하고 혁신을 저해한 결과를 가져오는데 책임있는 관료는 직을 그만두어야 한다. 박근혜 정권에서 창조경제로 혁신생태계를 구태에 빠드린 그들도 적폐다.

문재인 정부의 혁신정책은 혁신창업자의 도전을 모험자본가의 안목으로 상계하는 혁신생태계를 복원해야 한다.

위클리오늘신문사 weeklytoday@onel.kr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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