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오후8시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경기에 출전한 한국 선수들 모습. 김보름과 박지우 선수가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는데 노선영 선수는 아직 한참 뒤에 뒤처진채 스케이팅하고 있다./mbc 화면 캡처

[위클리오늘=설현수 기자] '노선영 선수 왕따' 논란이 청와대로 번졌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관련 청원글이 올라온 지 만 하루도 안돼 20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청와대는 청원 동의자가 20만명을 넘으면 수석비서관이나 관련 부처장관 등이 공식 답변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네이버 아이디를 쓰는 한 시민은 19일 '김보름, 박지우 선수의 자격박탈과 적폐 빙상연맹의 엄중 처벌을 청원합니다'는 제목의 청원글을 청와대 게시판에 올렸다.

20일 오후 3시 현재 이 청원에 동의한다며 참여한 인원은 26만명을 넘어섰다. 

이 글이 게시된 정확한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경기가 열린 시간은 19일 오후 8시였다. 아직 만 24시간도 지나지 않은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가 홈페이지에 청원게시판을 운영한 이후 최단기간에 '20만명 응답요건' 충족 기록을 세웠다.

 청원자는 청원글에서 "오늘 여자 단체전 팀추월에서 김보름, 박지우 선수는 팀전인데도 불구하고 개인의 영달에 눈이 멀어 같은 동료인 노선영 선수를 버리고 본인들만 앞서 나갔습니다. 그리고 인터뷰는 더 가관이었습니다"며 "이렇게 인성이 결여된 자들이 한 국가의 올림픽 대표 선수라는 것은 명백한 국가 망신입니다"라고 했다. 

이어 "오늘 사건을 계기로 김보름과 박지우의 국대 자격 박탈 그리고 올림픽 등 국제 대회 출전 정지를 청원합니다"며 "아울러 빙상연맹의 온갖 부정부패와 비리를 엄중히 밝혀 내어 연맹 인사들을 대폭 물갈이 하는 철저한 연맹 개혁의 필요성도 청원합니다"라고 적었다.

전날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준준결승 경기에 출전한 한국의 노선영-김보름-박지우 조는 3분3초76의 기록으로 7위에 머물며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경기종료 직후 '노선영 선수 왕따' 논란이 일었다. 팀추월은 세 선수 가운데 가장 마지막에 결승선을 통과하는 선수의 기록으로 순위를 메긴다.

이에 따라 한 선수가 지쳐서 뒤처질 경우에는 다른 동료선수가 손으로 등을 밀어주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 18일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 준준결승전에서 한국 대표팀 김민석 선수가 마지막 바퀴에서 돌면서 팀동료 정재원 선수를 뒤에서 밀어주는 모습이 포착됐다.

18일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 준준결승에 출전한 대한민국 이승훈-김민석-정재원 조가 마지막 바퀴를 역주하고 있다. 맨 뒤 김민석 선수가 바로 앞 정재원 선수의 등을 밀어주고 있다./mbc 화면 캡처

여자 팀추월 한국 대표팀의 경우 결승선을 한바퀴 남겨둔 상황에서 노선영 선수가 뒤처지기 시작했지만 김보름, 박지우 선수는 아랑곳않고 앞서서 내달리기만 했다.

결국 노선영 선수는 팀 동료들보다 수십미터 뒤처진 채 홀로 스케이팅하며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번 일이 과거 대한빙상경기연맹 내부의 파벌싸움을 내부고발한 노선영 선수를 다른 팀동료 선수들이 의도적으로 왕따시키면서 벌어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노선영 선수는 과거 인터뷰에서 “전명규 빙상연맹 부회장이 김보름 선수를 선수촌에서 빼서 한국체대에서 따로 매스스타트 훈련을 시키고 있다”며 “빙상연맹이 메달을 딸 선수들을 미리 정해놓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심한 차별 속에 훈련에 제대로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폭로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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