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오경선 기자] 삼성전자가 50대 1수준의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전문가들은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향후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한다. 액면분할로 가격이 낮아지고 유통주식수가 확대되면 개인투자자들의 접근이 용이해진다. 거래량 증가로 인한 시가총액 증가, 개인투자자에 대한 배당혜택 등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31일 공시를 통해 1주당 가액을 5000원에서 100원으로 액면 분할한다고 밝혔다. 총 발행 주식수는 보통주 1억2838만6494주에서 64억1932만4700주로 50배 증가한다.

전문가들은 액면분할로 인해 개인투자자를 포함한 신규 투자 유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1주당 주가는 250만원을 넘어서 일반 주주들이 접근하기가 심리적으로 어려웠다"며 "액면분할 후 주가는 현재기준 5만원대로 낮아지게 되는데, 이는 투자자 저변 확대와 유동성 증대 효과 등으로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액면분할 결정이 수익성 위주의 경영 기조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 연구원은 "주식분할 결정으로 봤을 때 삼성전자는 여전히 주가 부양에 대한 의지가 명확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서는 주식 분할, 자사주 매입 등 주주 환원 정책과 함께 수익성 증가가 반드시 담보돼야 한다. 향후 삼성전자의 디램(DRAM) 등 메모리 부문에 대한 경영 전략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수익성 위주의 전략으로 간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가격이 비싼 대형주는 액면분할 결정 후 단기적인 주가 상승세를 보인다.

삼성전자 주가도 이날 249만5000원으로 시작해 장중 265만원까지 급등했다. 이후 차익실현 등으로 상승분을 반납하고 전일 대비 0.2% 오른 249만5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거래대금은 3조3253억원으로 집계돼 코스피 하루 거래대금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액면분할 결정으로 인한 주가 그래프는 상승 후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 장기적으로는 상승 효과가 희석된다. 기업가치가 액면분할로 높아지기는 어렵지만, 코스피200지수에 미치는 영향이나 차익거래나 바스캣(Basket) 전략에는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액면분할이 삼성전자 측 설명대로 '유통주식수 확대를 통한 개인 투자자의 접근 용이'가 목표라면 코스피200지수 입장에선 가격 상승 가능성에 따라 해당 종목의 코스피200지수 내 비중 증가 가능성을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삼성전자 액면분할은 차익거래나 여타 바스캣 전략에도 긍정적"이라며 "차익거래의 경우 차익거래를 진행하는 복제 포트폴리오의 수량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구성이 용이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타 바스켓 구성에도 더 적은 소규모의 적용이 가능해 진다"며 "삼성전자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선물 등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액면분할로 인한 매매거래 정지기간은 오는 4월25일에서 5월15일까지다. 신주권 상장 예정일은 5월 16일이다. 액면분할 결정은 오는 3월23일 개최되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또한 삼성전자는 이날 주당 2만1500원의 현금 배당을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실적 발표로 작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18.7% 늘어난 239조5754억원, 영업이익은 83.5% 증가한 53조6450억원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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