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손경식 CJ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위클리오늘=염지은 기자] 대기업 총수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에 증인으로 줄줄이 소환된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과 단독면담 당시 나눈 대화 내용을 설명하며 미르·K스포츠 재단기금 출연이 청와대 압박에 따른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8일 손경식 CJ 회장의 증인신문을 시작으로 대기업 총수들을 연이어 증인으로 부른다.

손경식 회장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배경과 함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혐의와 관련해 조원동 전 경제수석으로부터 이미경 CJ 부회장을 퇴진시키라는 압력을 받았는 지에 대해 증언할 전망이다. 손 회장은 2015년 7월 박 전 대통령과 독대한 후 CJ는 미르·K스포츠재단에 총 13억원을 출연했다.

11일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나란히 법정에 선다.

김승연 회장과 구본무 회장은 2015년 7월 박 전 대통령과 독대한 후 미르·K스포츠재단에 각각 25억원, 78억원을 출연했다.

허창수 회장은 GS칼텍스, GS건설, GS글로벌 등 8개 계열사를 동원해 재단에 총 42억원을 출연했다. 허창수 회장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과정에서 대기업으로부터 자금을 받아내는 창구 역할을 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을 맡아 의혹을 사고 있다.

다음주인 15일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출석한다. 신동빈 회장은 박 전 대통령과의 면담 후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출연했다. 검찰은 70억원의 대가로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특허 추진 등에 대해 청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총수들이 모두 실제 재판 증언대에 설지는 미지수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총수뿐 아니라 SK그룹, 현대차그룹 임원들도 증언대에 선다. 

9일에는 김창근 전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박영춘 SK수펙스추구협의회 팀장(부사장), 박광식 현대차그룹 부사장 등이 증인으로 나온다. 재단 출연을 결정한 경위와 절차를 증언할 전망이다.

삼성과 SK, 현대차 등 7개 그룹의 오너들은 지난 2015년 7월 24부터 이틀간 청와대 안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단독면담을 가졌다. 이후 2016년 2월 15일부터 이틀간 또 한 차례 청와대 단독면담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 안가에서 이들 총수들과 잇따라 만나 미르·K스포츠재단 지원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국정농단 사건 청문회에선 '박 전 대통령이 거절하기 어려운 요구를 했다'는 취지의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 재판은 총수들의 출석을 끝으로 마무리 돼 내달 1심 선고가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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