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병대와 해군은 하나'라는 주장은 국군조직법에 명시된 '직제령 군대'인 해병대를 마치 해군의 예하부대인양 '부대령 부대' 쯤으로 오산한 무지의 발로이며, 서로 다른 군종인 강군 해병대를 해군 수하에 묶어 두는 것은 군 사조직의 정치적 판단이 개입돼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해병대 홈페이지에 게재된 기사 캡쳐>

국군조직법에 명시된 해병대는 ‘직제령 군(軍)’으로서 해군과는 전혀 다른 군종이다.

[위클리오늘=최희호 기자] 대한민국해병대는 1949년 4월15일 창설됐다.

한국전쟁(1950-1953) 때는 남침한 김일성 괴뢰군을 3군에 앞장서 괴멸시켰으며, 지금의 38선(위도 38도) 이북의 강원도 지역과 서해5도 등을 자유 대한의 품으로 복속시키고 지금껏 최전방을 물셀 틈 없이 지켜내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진동리전투, 통영상륙작전, 인천상륙작전, 수도서울 탈환작전, 도솔산전투 및 수도서울 방어를 위한 서부 전선방어 작전 중 혁혁한 전공으로 ‘귀신 잡는 해병대, 무적 해병대’ 등으로 칭송됐다.

그리고 자유수호 의지와 한·미동맹의 공동이익을 위해 국가가 결정했던 베트남전쟁에 참가해 소중한 해병대원들의 목숨을 조국 근대화와 맞바꾼 충성스런 국민의 부대다.

당시 베트남전쟁에 투입된 우리 해병대가 1개 중대병력(250여 명)으로 10배 규모인 베트남 정규군 2개 연대(2400여 명)를 방어·섬멸해 낸 ‘짜빈동 전투’는 해병대의 숱한 대표적 전투 중 하나일 뿐이다.

1대10의 전력 열세에도 불구하고 우리 해병대가 적군을 사살한 숫자만 240여 명에 이를 정도로 전 세계 현대전쟁사를 통틀어 유일무이한 해병대의 중대전술이 빛나는 쾌거였다.

우리 해병대는 이 전투 이후 한·미 대통령에게서 각각 부대표창을 받았고 중대 전원이 1계급 특진의 명예를 얻었다. 이러한 내용은 해외언론에 타전되면서 '신화를 남긴 해병'이라는 별칭도 얻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전쟁 종전 후 해병대 전투력에 겁먹은 박정희 정권의 장기집권 야욕에 해병대는 팽(烹)당해 해군에 편입되는 수모를 겪어왔다.

이는 해병대의 군기와 전투력이 타군의 그것과 비교를 불허하기 때문에 빚어진 장기집권 야욕을 가졌던 한 정치인의 패착이자, 강하기에 죽어야만 했던 해병대의 아픈 흑역사였다.

해병대가 해군에 통폐합된 1973년 이전에는 미국의 군제처럼 국방부 장관 예하에 육·해·공군성 장관을 두었고, 해군성 장관 밑에 해군 참모총장과 해병대 사령관은 해군성 안에서 동격으로 두고 군을 운영·유지해 왔다. 육·해·공 3군 체제에서도 사실상 육·해·공군·해병대 4군종 체제로 운영되어 왔던 것이다.

사실상 해병대는 육·해·공군과 동등하게 국방부 장관의 지휘·관리 하에 있었고, 현재와 같은 통합군제가 아닌 합동군제 하에서 3군, 4군 체제니 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는 것이었다.

해병대가 그간 해군에 통합된 이후 수십 년 동안 강군 해병대 부활을 위한 많은 노력들이 결실을 맺어왔지만, 현재 21세기 ‘공지기동전략군’에 걸맞는 진정한 4군 체제로의 전환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때이다.

1987년 ‘해병대 사령부’가 부활되고 1990년과 1992년 이후 국군조직법과 관련 법률·법령이 개정을 거듭하여 국군 속에 ‘해병대’ 군 조직이 다시 살아나 해병대 사령관이 해병대를 직접 지휘·관리할 수 있는 권한이 다소 회복됐다.

육·해·공군이 그들만의 독립된 문패와 제복을 가진 것처럼 해병대도 타군과 똑같은 자격으로 해병대만의 그것을 가진 독립적 ‘직제령 군대’이다.

하지만 문제는 해병대가 마치 해군의 예하부대인 ‘부대령 부대’처럼 해병대 사령관이 해군 참모총장의 지휘·관리를 받는 예하 지휘관으로 전락하여 해군 참모총장이 위임해준 권한으로 해병대를 지휘·관리하게 되어 있는 반쪽짜리 지휘관이라는 것이다.

물론, 해병대가 해군의 예하부대라면 마땅히 해군 참모총장의 지휘·관리 하에 둬야 하겠지만 해군과 해병대는 직제령에 근거한 확연히 다른 군종(軍種)이다.

실제로 해병대의 장군이나, 장교·병사가 해군 전투함의 함장이나 정장, 포술장, 갑판사관을 할 수 없다. 해군 작전사령관이나 해사교장, 해군 참모총장을 할 수 없다. 시켜줘도 하지 못 한다.

마찬가지로 해군의 제독, 장교·병사가 해병대의 소총수, M60기관총 사수, 박격포반장, 소·중·대·연대장, 사단장을 할 수 없다. 해군 4성, 5성 제독이라도 해병대 사령관은 할 수 없는 직책이다. 역시 시켜줘도 못 한다.

왜냐하면 해군과 해병대는 군종이 완전히 다른 독립된 군대이기 때문이다. 이는 육군이 공군 전투기 조종을 할 수 없고 공군 조종사가 육군 기갑을 조종할 수 없는 이치다.

특히, 상륙군 해병대의 주임무인 상륙 작전 때는 실제로 계획수립 단계부터 탑재, 연습, 목표지역으로의 이동, 상륙돌격 단계에 이르기까지 해군과 해병대는 합동 작전을 할 뿐이지 서로의 역할과 임무가 상이하기에 해군은 해상 작전만을, 상륙작전은 해병대가 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육·해·공 3군 체제라는 미명아래 ‘해군과 해병대는 하나다?’라는 주장은 다분히 정치적인 판단이 개입되어 있다.

해군과 해병대는 태생이 한 뿌리지만 정확히는 하나가 아니다. 공군의 태생이 육군에 그 뿌리를 두고 있지만 서로 각기 다른 군(軍)이듯이 해군과 해병대도 단지 뿌리는 같지만 각 군이 모병(募兵)부터 양병(養兵), 용병(用兵)까지 지휘·관리, 감독이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육·해·공·해병대 등 각 군의 용병은 합동참모본부에서 각 군의 전투력의 질과 상태를 파악해 소요되는 전투력을 차출하고 합동으로 기동편성, 조직해 전쟁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한·미연합군 사령부처럼 4개 구성군이면 어떻고 6개 구성군이면 어떻단 말인가. 아울러 국군이 4군 체제면 어떻고 5군 체제면 어떠한가. 유사시 전투력을 제고할 수 있는 강군 해병대의 공지기동 역할을 최대한 향상시킬 수 있는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무엇보다 최우선시 돼야 한다.

굳건한 한·미동맹 하에 현재 한반도 전쟁계획을 수행하고 있는 한·미 연합군 사령부의 부대구조는 한·미연합 지상·해군·공군 구성군, 해병대, 특수전, 심리전 사령부 등 6개 연합 구성군으로 편성되어 있고, 각 구성군이 연합 및 합동으로 그 임무와 역할이 분담돼 있다.

유사시 5개 연합 구성군처럼 우리 해병대도 미국 해병대와 한·미 연합해병대로서 전쟁터에 투입될 것인데 우리 해군과의 전술, 전기, 역사·전통 및 문화, 군기가 판이한 해병대를 해군의 예하 부대인양 평상시에 해병대 사령관이 책임지고 독자적 전투력 증강과 지휘관리를 하지 못한 채 해군 참모총장의 지휘·관리, 감독 하에 두는 것은 마치 공군이 해군의 배를 몰며 폭격훈련으로 전쟁을 대비하는 것과 같은 우매한 짓이다.

사실이 이런데도 강군 해병대를 해군 예하부대로 수족을 묶어 두고 해상상륙 시 함정을 이용한다는 이유만으로 공중·해상 등 입체적 침투로 적진 속에 교두보를 확보해야만 생존할 수 있고 이후엔 지상전 전술을 펼쳐야 하는 ‘특수목적 전략군’을 해군 참모총장이 지휘·관리하는 것은 국가전략 측면에서 돌이킬 수 없는 패착인 것이다.

그리고 해병대는 현재 엄연히 존재하는 직제령에 의한 군종(軍種)이며, 작지만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강소 국가전략기동군이다. 그리고 21세기 해병대는 예전의 1970년대 이전의 해병대가 아니다. 규모는 작지만 더욱 강해져 국가 전략의 한 축으로 완전히 새로이 거듭 태어나도록 해야 한다.

특히 해병대의 독립은 그간 해병대가 조국수호와 평화유지를 위해 목숨 바쳐 숱한 신화를 남긴 해병대의 높은 위상과 자긍심에 관한 문제와도 직결된다. 왜 우리는 꼭 3군 체제라는 멍에로써 해병대에 날개를 달아주기도 시급한 판에 사리에 맞지 않게 해군에 두어 병신을 만들고 있는가.

박정희 정부는 몰랐다. 해병대의 불굴의 도전정신과 면면히 이어져 오는 ‘해병혼’을, 해병대사령부만 해체하면 해병대가 곧 없어질 줄 알았다면 그것이 오산이었다는 것을 몰랐다.

지난 노무현 정부와 현재의 문재인 정부도 잘 모른 듯하다. 단순히 대한민국 해병대를 타군과 1대1로 비교해 국군의 선봉전력을 약화시키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문재인 정부는 ‘국방개혁’이라는 명분으로 옛 정치군인들의 적폐를 답습하지 않길 바란다.

박정희·전두환 정권이 해병대의 명예를 도둑질해 맹수를 집지키는 똥개로 격하시켜 수하에 묶어두고 이득을 취하려던 위정자들의 오판은 국가전략군의 전력 약화만 초래했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100만 해병대 예비역들은 어떤 정권이든 더 이상 대한민국해병대와 전우회는 정치적 도구이기를 배격한다. 오직 국민에게 충성하는 해병만이 있을 뿐이다.

해서 앞으로는 대한민국해병대를 예전처럼 정치적 논리의 피해자로 만들기 보다는 국가 안보를 위해 강군 해병대가 국가 안보의 초석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해군으로부터의 해병대 완전독립을 문재인 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

지난 13일 이낙연 국무총리 페이스북에 게시된 ‘한국전쟁 전사자 중 유해발굴자,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 봉안식’ 사진. 사진 속 해병대 사단 부대기에 ‘해군 제1해병사단’으로 명기된 것을 SNS를 통해 해병대 예비역들이 알게 돼 공분을 사면서 국방부가 해당 부대기를 소각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해병대 예비역들은 "해병대와 해군이 합동작전을 언제든 펼칠 수 있다"면서도 "해병대는 해군 예하부대인 '부대령 부대'가 아닌 국군조직법에 명기된 '직제령 군'이기 때문에  앞으로 해병대가 해군과 하나라는 주장을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사진=이낙연 국무총리 페이스북 캡쳐>

또한 최근 중국·일본 등 주변국은 해병대 전력증강에 나서고 있는 반면, 한국은 해병대 인원 감축을 서두르고 있어 주변 국제 전력증강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그간 해병대는 자유 대한 수호를 위해 귀중한 목숨을 초개와 같이 말없이 버렸고, 해병대 선배가 그랬던 것처럼 작금의 정치적 갈등과 국정농단의 혼란 속에서도 적군의 총끝과 칼끝의 최선봉에서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대한민국이 군사적으로 상대해야할 적들은 북쪽의 북한군만이 아니다. 일본·대만과 중국은 해병대 중요성을 인식해 오히려 해병대를 강화하는 전략으로 나아가고 있다.

특히 '일본 해병대'의 발족은 최근 중국군이 해병대 병력을 현재 2만 명에서 5배인 10만 명으로 확대키로 한 것과 맞물린다는 분석이다.

이제 한국은 수도권의 길목인 서해5도 뿐만 아니라, 군국주의 회귀를 꿈꾸는 일본과 아시아 패권을 열망하는 중국으로부터 독도도 지켜야 하고 향후 전략적 요충지 제주도와 이어도에 이르는 광활한 남쪽 영토도 지켜야 한다.

해·공군 전력 확대와 더불어 강군 대한민국해병대의 완전독립의 필요성과 함께 국가전략기동부대 인원의 확대편성과 그 인원에 최적화된 공지기동 부대 장비의 현대화를 서둘러야 할 때이다.

그리고 해병대 전력화에 따른 확대 편성을 꾀해도 부족할 판에 해병대 인원감축은 적화통일을 꿈꾸는 북한의 오판으로 국지적 도발뿐 아니라 전면적인 수도권 도발도 야기할 수 있다.

지난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가 감축 이유를 들고 있는 ‘해병대 해안감시 임무 축소 및 이를 해양경찰로 이관한다는 구상’은 김정은의 목구멍에 걸린 독가시를 제거해 주고 서해5도와 수도권을 통째로 김정은의 밥숟갈에 올려주는 꼴이다.

이유는 지금 해병대 2사단(김포, 강화도, 한강·임진강 수역)과 6여단(백령도 일대), 연평부대(연평도 일대)가 방어 임무를 수행중인 곳은 북한군 입장에서는 ‘해병대가 지킨다’는 심리적 압박을 받는다.

이외에도 해병대의 상륙을 방어하기 위해 북한 군단급 이상의 병력의 발을 묶어놓는 도발 억제의 실질적 효과가 있는 것이다.

이 지역이 해병대가 아닌 타군이나 해경으로 이관 될 경우, 그 이상의 병력이 필요해 인원 감축을 표방한 ‘국방개혁’ 과제는 논리적으로 모순에서 출발해 결과적으로 북한에게는 안도감만 줘 수도권·서해5도 방어에 허점만 노출시킬 것이다.

북한의 산악 지형상 중요한 군사(해군전대·잠수함 기지 등)·통신·산업 시설 등이 해안 또는 해안 근거리에 위치해 있어 비상시 우리 해병대의 상륙공격 목표가 된다.

북한은 이곳들의 방어를 위해 동·서 해안에 5개 군단의 병력을 고정배치 해 놓고 있다. 즉 2만8000명의 우리 해병대가 약18만 명의 북한 병력의 발을 묶어두고 있는 셈이다.

문재인 정부는 해병대의 인원감축 정책을 철회하고 강군 해병대에 알맞은 장비를 증강해 국가 공지기동전략군의 전력을 한층 더 제고시켜야 마땅할 때이다.

참고 : 22대 해병대사령관 전도봉 장군님과 해병대 예비역들의 자문에 기초해 기자가 임의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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