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승용 전 문화재청 문화재정책국장(사진 왼쪽), 진옥섭 한국문화의집 예술감독.

[위클리오늘=염지은 기자] 문화재청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문화재재단이 이사장 선임을 놓고 또 잡음에 휩싸였다.

14일 국가무형문화재를사랑하는모임(가칭) 소속 문화·예술인 등 465명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최재형 감사원장 내정자 앞으로 한국문화재재단 이사장 임명에 관한 탄원서를 제출했다.

문화계에 따르면 엄승용(60) 전 문화재청 문화재정책국장과 진옥섭(53) 한국문화의집 예술감독이 청와대에 한국문화재재단 이사장 최종 2배수 후보로 올라간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문화재재단은 지난 11월16~30일 이사장 공모를 진행했다. 14명이 서류를 접수, 재단 임원추천위원회가 7명에 대한 면접을 진행해 엄승용 전 국장과 진옥섭 감독을 청와대에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무형문화재를사랑하는모임은 탄원서에서 "문화재청에선 전직 문화재청 실세를 지원하고 한국문화재재단 임원추천위원회에서는 편향적인 출연진들만 출연시키며 직권을 남용하고 있는 인사를 추천해 국가무형문화재의 근간을 뒤 흔드는 큰 불행을 야기하고 있다"며 "이사장 공모를 다시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문화재재단 이사장 공모에 실력있는 문화계 인사들이 지원했지만 면접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며 "면접을 한 인사들도 사실상 들러리 역할을 했을 뿐"이라고 했다.

진옥섭 감독은 이에 대해 “한국문화의집 공연 출연을 못한 사람들이 전부 다 욕을 한다.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 내에서 내사도 받는 등 곤욕을 치렀지만 부끄러움이 없다"며 "출연진은 4년전부터 재단내 자문위원회에서 추천을 받는다. 올해부터는 2018년 공연할 출연진을 공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엄승용 전 국장은 "문화재청이 지원하고 있다는 주장은 어폐가 있고 인정할 수 없다"며 "한국문화재재단 이사장은 객관적으로 인사추천위원에서 올라간 인물을 대상으로 중립적으로 적임자를 뽑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엄승용 전 국장은 충남 보령 출신으로 1997년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등을 거쳐 2003년부터 문화재청 국제교류과장, 문화유산국장, 사적명승국장, 문화재정책국장 등을 지냈다. 2011년부터 (사)문화자원진흥원 원장을 맡아 문화재 교육 등의 활동을 해오고 있다.

진옥섭 감독은 전남 담양 출신으로 2008년부터 한국문화의집 예술감독으로 위촉돼 10년 가까이 재임중이다. 정선군립아리랑예술단 예술감독으로도 활동중이다. 지난 5월 대선때는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문화재재단은 지난해 9월 국정감사에선 최순실 국정농단과 연루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당시 미르재단과 한국문화재재단이 '한국의집'내 프랑스 요리학교 에콜 페랑디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것을 두고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은 당시 사업의 최종 결정권자는 최순실과 차은택 감독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문화재재단 이사장 자리는 지난해 11월 서도식(61) 전 이사장이 임기를 1년 4개월 남기고 사임하면서 1년여 동안 공석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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