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한국영화특선 '순교자' 19일 (일) 밤 10시 55분

순교자

순교자=감독: 유현목/출연: 남궁원, 김진규, 장동휘/제작: 1965년/러닝타임: 131분/나이등급: 15세.
 
[위클리오늘=설현수 기자] 영화 '순교자'는 진실을 추적해가는 미스터리 형식으로 신의 존재 여부를 탐문하는 관념적인 영화다. 

리차드.E 킴(김은국)의 세계적 베스트셀러 <순교자>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유현목 감독의 일관된 관심사였던 실존주의, 좌절과 종교적 구원의 문제가 집중적으로 제기되어 있다. 

세트를 배경으로 배우들이 사변적인 대사들을 길게 늘어놓는 장면들이 연극적인 인상을 강하게 풍긴다.

<순교자>는 개봉 이후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그 무렵 각종 영화제에서 상을 휩쓸었다. 제5회 대종상 시상식에선 감독상, 음악상(한상기), 녹음상(김병수), 미술상(이봉선)을 모두 수상했다.

제26회 베니스영화제와 제9회 샌프란시스코영화제에도 출품됐다.

▶ '순교자' 줄거리

6ㆍ25 당시 국군은 평양을 함락하고 계속 북으로 진격하고 있다. 평양 군국정보부의 이대위(남궁원)는 장대령(장동휘)의 지시에 따라 인민군들에게 피살당한 10명의 목사들을 위한 위령제를 준비한다. 

이 대위는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신 목사(김진규)를 찾아가 피살 당시의 참상을 알아보려고 한다. 

그러나 신 목사는 좀처럼 입을 열지 않는다. 신도들은 그런 신 목사를 배신자로 생각하여 유다로 몰아붙이고 규탄 시위를 벌인다. 

이러한 혐의는 신 목사 자신의 고백으로 더욱 굳어진다. 그러나 국군에게 잡힌 인민군 정 소좌는 당시 자신이 사살한 10명의 목사들은 죽음 앞에서 목숨을 구걸한 위선적인 목사였고 오직 신 목사만이 대단한 신앙의 소유자라서 죽이지 않았노라고 고백하다. 

자신은 신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아도, 신이 없으면 약해질 수밖에 없는 교인들을 위해서 신의 존재를 설파하는 신 목사는, 중공군들의 침략으로 월남하자는 이 대위의 권고를 물리치고 북한에 남아있는 신도들을 돌본다.
 
▶ '순교자' 감독 유현목(1925~2009)

1925년 황해도 사리원 출생. 동국대 재학 중 영화예술연구회를 조직하여 활동. 조감독 및 시나리오 작가 활동을 거쳐 1956년 <교차로>로 감독 데뷔한다. 

<유전의 애수>(1956), <잃어버린 청춘>(1957) 등을 제작, 1958년 오영진의 <살아있는 이중생 각하>를 영화화한 <인생차압>으로 호평을 받았고, <오발탄>(1961), <김약국의 딸들>(1963), 손창섭 원작으로 제2회 청룡상 작품상, 감독상을 수상한 <잉여인간>(1964) 등으로 리얼리즘 작가적 면모를 선보인다. 

1956년 데뷔 이후 마지막 감독작인 <말미잘>(1995)에 이르기까지 40여년의 감독 생활 동안 43편의 작품을 내놓았다. 

대종상, 청룡영화상, 백상예술대상, 영평상 등 국내 유수의 영화상을 여러 차례 수상했을 뿐 아니라, 한국소형영화동호회를 통해 후배 감독들과 예술적 교류의 지반을 쌓았고 한국영화학회 회장, 동국대학교 교수 및 예술대 학장(1976-1990)등을 역임했다.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