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6년, 1976년 이어 2017년까지 같은 장소에 세 번째 본사 

백자 달항아리 콘셉트 한국적 설계...지역사회와 소통 공간 조성

아모레퍼시픽그룹 용산 신본사 전경.

[위클리오늘=염지은 기자]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신사옥 준공과 함께 세 번째 용산 시대를 시작한다.

아모레퍼시픽은 서울 청계천로 시그니쳐타워에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이 이달 20일부터 순차적으로 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 100에 위치한 신본사로 입주한다고 13일 밝혔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신본사는 지하 7층, 지상 22층, 연면적 18만8902.07m²(약 5만7150평) 규모로 7000여 명이 함께 근무할 수 있다.

지주회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을 비롯해 아모레퍼시픽과 에뛰드, 이니스프리, 에스쁘아, 아모스프로페셔널, 에스트라 등 주요 뷰티 관계사 임직원 3500여 명이 입주할 예정이다.

1945년 개성에서 창업한 아모레퍼시픽 창업자 서성환 선대회장은 1956년 현재 본사 부지인 서울 용산구 한강로에 사업의 기틀을 세웠다.

사업 확장에 발맞춰 1976년 10층 규모의 신관을 준공하며 아모레퍼시픽그룹을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을 이끄는 대표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2017년,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같은 장소에 창의와 소통을 추구하는 신본사를 건립, 글로벌 뷰티 시장을 향해 세 번째 용산 시대를 시작한다.

아모페퍼시픽그룹 본사 변천사.<사진=아모레퍼시픽그룹>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기업 성장의 오랜 역사를 함께 한 용산에 다시 자리를 잡으면서 기업시민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주변 지역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세웠다.

이를 위해 ‘연결(Connectivity)’이라는 키워드 아래 신본사를 통해 자연과 도시, 지역사회와 회사, 고객과 임직원 사이에 자연스러운 교감과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만들고자 고심했다.

이에 따라 개방적이면서 통합적인 업무 공간이자 나아가 용산과 지역사회, 서울에 새로운 문화와 사회적 활력을 불어넣을 커뮤니티의 장으로서 격을 높인 건축물을 세우며 도시재생의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자 한다.

아모레퍼시픽 용산 신본사 루프가든(왼쪽), 오피스 공간.<사진=아모레퍼시픽그룹>

아모레퍼시픽그룹 신 본사는 영국의 세계적인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David Chipperfield)가 설계를 맡았다.

데이비드 치퍼필드는 독일 마르바흐 암 네카 지역의 현대문학박물관 설계 등으로 100여 개의 건축 상을 수상하며 동시대의 가장 영향력 있는 건축가 중 한 명으로 평가 받고 있다.

데이비드 치퍼필드는 화려한 기교없이 절제된 아름다움을 지니면서도 편안하고 풍부한 느낌을 주는 백자 달항아리에서 영감을 얻어 아모레퍼시픽그룹 신본사를 단아하고 간결한 형태를 갖춘 하나의 커다란 달항아리로 표현했다.

특히 한옥의 중정을 연상시키는 건물 속 정원 등 한국의 전통 가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요소들을 곳곳에 반영,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건축물을 설계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아울러 한국의 젋은 건축가들과 협업해 신본사 주변을 설계, 한국 건축 문화 발전에 기여하고자 했다.

신본사와 연결되는 신용산역(4호선) 지하 공공보도는 stpmj(이승택, 임미정 건축가)가, 본사 뒤쪽에 위치한 공원관리실은 양수인 건축가가 맡아 디자인 설계를 진행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용산 신본사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건물 내에 자리잡은 세 개의 정원, ‘루프 가든’이다.

5층과 11층, 17층에 5~6개 층을 비워내고 마련된 건물 속 정원을 통해 임직원들이 자연과 가깝게 호흡하고 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소통하고 휴식할 수 있도록 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는 지역사회와 소통하기 위한 공익적인 공용 문화 소통 공간, ‘아트리움’을 조성해 개방성을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건물의 저층부는 수익성을 고려해 상업적인 용도로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아모레퍼시픽과 같이 공공 성격이 가능한 공간으로 비워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1층 공간에 미술관, 전시도록 라이브러리 등을 두어 임직원과 방문하는 고객, 시민들이 다양한 문화를 자유롭게 접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지상 1층과 지하 1층에 마련된 전시실에서 다채로운 기획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2~3층에는 450석 규모의 대강당을 마련해 다양한 문화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외부 고객을 위한 30여 개의 접견실(6~110명 규모)과 고객연구공간,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매장 등 다양한 고객 소통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2층에는 자녀가 있는 임직원들을 위해 9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사내 어린이집(약 269평 규모)이 마련됐다.

5층 이상은 복지 공간과 사무 공간으로 구성됐다. 800여 명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직원식당과 카페, 최대 130명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피트니스센터/GX룸, 그 외 휴게실, 힐링존(마사지룸) 등 복지 전용 공간을 마련했다.

6~21층은 사무 공간으로 칸막이를 없앤 오픈형 데스크 설치, 상하층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내부 계단, 투명한 유리벽 회의실 구성 등으로 열린 소통을 극대화했다.

3개 정원의 개구부와 건물 외부의 창을 통해 건물 내 어느 자리에서도 자연 채광이 가능하며 가구 배치도 자연 채광에 최적화하고 조명도 외부 조도에 따라 자동 센서로 조정되도록 해 건강한 사무 환경을 조성하고자 했다.

아름다움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아시안 뷰티 크리에이터로서 세 번째 시작하는 용산 시대를 맞아 그룹 비전인 ‘원대한 기업(Great Company)’을 향해 새로운 도전을 함께한다는 계획이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1956년 용산에서 시작된 아름다운 꿈이 지금의 아모레퍼시픽이 되었고, 이제는 세계와 함께 호흡하고 있다”며 “세상을 더 아름답게 변화시키는 미의 전당이 될 아모레퍼시픽그룹 신본사에서 한국의 아름다움을 품고 새로운 아름다운 꿈을 창조하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