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세계의명화 '용서받지 못한 자' 11일(토) 밤 10시 55분

용서받지못한 자

용서받지 못한 자(원제: Unforgiven)=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출연: 클린트 이스트우드, 진 해크먼, 모건 프리먼, 리처드 해리스/제작: 1992년 미국/러닝타임: 131분/나이등급: 15세

[위클리오늘=설현수 기자]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의 촬영 무대는 캐나다 앨버타였다. 1880년대를 정확히 재연하는 배경을 찾기 위해 감독 겸 제작자인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미술 담당 헨리 범스테드는 꼼꼼한 사전 조사를 거쳐 캐나다 앨버타의 로케이션을 선정하고 농장 및 마을 건물들을 건축했다. 

여기에 현실성을 더하고자 엑스트라들은 모두 진짜 카우보이로 캐스팅했으며, 캘리포니아 주 소노라에서 아직 실제로 운행 중인 19세기 열차를 카메라에 담았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개봉 후 평론가들의 찬사와 대중적인 성공을 함께 거머쥐었다. 미국 아카데미상 시상식 9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으며, 작품상, 감독상, 남우조연상(진 해크먼), 편집상(조엘 콕스)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용사받지 못한 자>는 철저하게 감상을 배제한 현실주의적인 시각으로 미국 서부시대를 재연한다. 

등장인물들의 운명은 본인의 의사에 반하거나 자신의 통제권에서 벗어난 사건들로 결정지어진다. 

인간답게 살고자 애쓰는 악당과 선을 위해서 그 어떤 잔혹한 행위도 마다않는 보안관의 대결이 주가 되는 스토리라인을 통해서 기존 서부영화를 지배하던 영웅과 전설의 탄생을 냉정한 시각으로 재해석한다.
 
▶ '용서받지 못한 자' 줄거리

윌리엄 머니는 11년 전까지만 해도 잔혹하고 무자비하기로 악명 높았던 무법자였으나, 아내를 만난 후 술과 총을 내려놓게 된다. 

얼마 안 가서 아내는 세상을 떠났지만 머니는 어린 아들과 딸을 데리고 돼지를 치며 평범한 생활을 영위한다. 

그러던 어느 날 스코필드 키드라는 청년이 머니를 찾아온다. 키드는 그에게 함께 손잡고 빅 위스키의 매춘부들이 내건 현상금을 딸 꿈에 부풀어 있다. 

매춘부 한 명이 근처에 거주하는 카우보이들에게 칼부림을 당해 심하게 다치게 되었고, 이에 분노한 동료 매춘부들이 돈을 모아 범인들을 죽인 자에게 현상금을 주기로 한 것이다. 

어린 자식들에게 새로운 삶을 안겨주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머니는 스코필드 키드의 제안에 응한다. 

그리고 십여 년 전 함께 무법자 생활을 했던 동료 네드를 찾아가 이번 계획에 동참해달라고 부탁한다. 

세 사람이 여정을 시작할 무렵, 또 다른 악당 잉글리쉬 밥이 현상금을 노리고 빅 위스키를 찾았다가 보안관 리틀 빌에게 호되게 맞고 쫓겨난다. 

그 직후에 마을로 들어선 머니 일행 역시 리틀 빌이 가로막는다. 머니 등 삼인방은 리틀 빌의 눈을 피해 카우보이 둘을 죽이는 데 성공하지만, 살인에 회의를 느낀 네드가 나머지 두 사람을 버리고 먼저 캔자스로 돌아갈 차비를 한다. 

하지만 일행과 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아 네드는 살해당한 카우보이의 동료들에게 붙잡히고, 리틀 빌의 가혹한 고문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사망한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머니는 분노에 휩싸여 복수를 하고자 마을로 돌아간다.
 
▶ '용서받지 못한 자'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1930년생의 노장,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배우로 시작해 가장 성공적으로 감독으로 변신한 영화인으로 평가된다. 

1955년, 크레딧에도 나오지 않는 단역으로 영화에 출연하면서 연기 생활을 시작한 그는 1959년부터 65년까지 방영된 텔레비전 서부극 <로하이드>를 통해 이름을 알린다. 

그러다 마카로니 웨스턴의 거장인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무법자 3부작’을 통해 세계적인 스타로 거듭난다. 

그 후 할리우드로 돌아와 여러 편의 오락 영화에 출연하다 1971년 <더티 해리>에 출연하며 액션스타로서 입지를 굳힌다. 

그러나 같은 해 단편 다큐멘터리와 <어둠 속에 벨이 울릴 때>를 감독하면서 연출가로서의 능력을 검증받는다. 

그 후 수행이라도 쌓는 것처럼 코미디, 멜로, 액션, 스릴러 등 온갖 장르의 영화에 감독, 주연, 제작, 각본으로 참여한다. 그러면서 <승리의 전쟁>, <버드>같은 작품을 통해 선이 굵은 드라마 연출에 뛰어난 솜씨를 보여준다. 

그를 명장의 대열에 올려놓은 작품은 1992년 <용서 받지 못한 자>라고 할 수 있다. 오스카 작품상을 수상한 이 작품 이후 <퍼펙트 월드>, <미스틱 리버>처럼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하고 보이지 않는 권력이나 집단의 폭력에 희생되는 개인을 그리는 작품들을 연출했다. 

2011년 를 연출한 뒤 잠시 연출에서 물러나 있던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2014년 뮤지컬 와 <아메리칸 스타이퍼>를 선보였다. 

그는 미국뿐 아니라 프랑스에서도 인정받아 1994년에는 예술 문학 훈장을, 1997년에는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2000년에는 베니스 영화제에서 공로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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