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병대독립단 주관으로 9일 11시 경기도의회 기자 브리핑룸에서 열린 이번 회견은 해병대 독립을 열망하고 해병대 전통 지키기에 동참한 해외 전우회를 비롯해 각 지역 연합회 및 동기회, 직장 전우회 등이 함께 했다. <사진=최희호 기자>

100만 해병대 전우 “대통령이 직접 해병대사령관 임명해야”

인천상륙작전을 해군이 했다?…해군 깃발아래 해병대사령관 축사 제외

옥포회, 해군·해병대 주요 보직 싹쓸이…일부 출신들 방산 비리로 이어져

[위클리오늘=최희호 기자] 해병대를 전역한 이들이 9일 11시 경기도의회 기자 브리핑룸에서 해병대의 완전독립과 해병대 전통을 지키기 위해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해병대독립단 주관으로 열린 이번 회견은 해병대 독립을 열망하고 전통 지키기에 동참한 해외 전우회를 비롯해 각 지역 연합회 및 동기회, 직장 전우회 등이 함께 했다.

이들의 주장은 강군 해병대에 작전권을 부여해 유비무환의 전투력을 유지함으로써 국가위기 시 이에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해병대의 독립과 전략기동군을 포함한 4군 체제로서의 전환이 반드시 필요함에도 옥포회(해군사관학교 총동창회) 출신들이 해병대 주요 보직을 장악하고 있어 해병대 독립 방해는 물론 해병대 역사와 전통마저 말살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해병독립단’과 동참한 각 단체는 이날 기자회견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현재 전 세계의 선진 군들은 육·해·공군과 전략기동군의 4군 체제로 바뀌고 있다”면서 “미국 해병대는 단독작전이 가능한 원정군단 형태로 조직을 혁신했고, 일본도 제4군 개념으로 해병대를 창설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특히 중국은 기존 2만 명이던 해병대를 10만 명으로 증원해 아시아의 패권을 노리고 있다”면서 “(중국의 해병대 증강은) 한국에는 상당한 군사적 위협이 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해병대의 독자적인 인사·예산·작전권 보유는 강군 해병대의 전투력을 담보하고 최강의 국가 전력을 유지하는데 있어 무엇보다 절실하다”면서 “강군 해병대가 수십 년 간 해군에 통폐합돼 해군의 해병대 역사 강탈 시도와 전통 말살 등으로 말미암아 국가 전력도 함께 약화되는 위기에 처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최근 해병대 부대 안팍에서는 이들의 주장에 근거가 되는 일들이 다양한 전우회 SNS 공간에서 제기되면서 ‘해사 출신 주요 보직 장악’과 ‘해병대 역사 강탈’ ‘해병대 전통 말살’ 논란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해병대독립단과 동참한 해병대 예비역들이 9일 11시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 배포한 기자회견문 중 일부 캡쳐 <사진=최희호 기자>
해병대 예비역들은 해병대에 지원해 해병대 부대에서 해병대원으로 전역했음에도 해군으로 분류돼 표기됐다며 병무기록에 '해병대' 단독표기를 원하고 있다. <사진=해병대총연합회>

 

2016년 12월23일 해군병장 이성원의 묘비가 해병대병장 이성원의 묘비로 교체됐다. 해병대 병666기 동기회의 노력으로 고 이성원 해병은 23년 만에 해병대로 다시 돌아왔다. 당시 묘비를 교체한 고 이성원 해병의 동기들은 "이름도 성도 틀린 묘비를 교체해 주니 이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또한 아직도 많은 해병대 선후배님들이 국립묘지에 해병대로 전사 또는 순직을 하였으나 해군으로 표기가 되어 있습니다. 현충원 사무실에 해병대로 전사 또는 순직한 해병대 선후배님들의 명단을 파악해 달라고 하였습니다. 선후배님들도 동기생이나 지인들이 억울하게 해군으로 표기돼 있다면... (중략)". 해병대사령부와 해군본부의 무관심 속에 동기들이나 전우회가 직접 나서 묘비를 교체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진=해병대 병666기 동기회>

우선 옥포회 출신들이 주요보직을 독차지하고 있다는 지적은 상당기간 계속돼 왔다. 실제로 현재 해병대 영관 장교를 비롯해 사단장과 사령관에 이르기까지 거의 100프로가 해사 출신으로 확인됐다.

한 해병대 예비역 SNS에 공개된 해군, 해병대 계급별 출신 인원비율(2016년 9월 현재 기준).
한 해병대 예비역 SNS에 해군과 해병대 부대의 계급별 출신 인원들 비율이 공개되면서 해병대 예비역들은 해사 위주로 진급되는 현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같은 학교 출신만의 주요 보직 장악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사조직으로 묶인 이들이 방산 비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군의 특성상 군사비밀 보호라는 미명(美名)하에 방산 비리를 서로 알면서도 묵인하거나 이에 동조한다는 주장들이 비리가 터질 때마다 제기되곤 한다.

이에 출신과 관계없이 지휘관으로서의 훌륭한 성품과 자질을 갖춘 이가 진급해야 한다고 군사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한 한 국가의 안보를 담보하기 위해서는 방산 비리 척결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리고 해군의 ‘해병대 역사 강탈’ 논란은 지난 9월15일 인천 월미도에서 열린 ‘인천상륙작전 전승 기념행사’를 해군과 인천시가 주관하면서 해병대사령관의 축사가 제외되고 해병대 고유의 빨강색 대신 해군기와 해군을 상징하는 흰색 현수막이 게시되는 등 해병대 예비역들의 공분을 사면서 옥포회와의 표면적 갈등의 도화선이 됐다.

당시 해병대독립단은 "육상엔 단 한 명의 병력도 상륙하지 않았던 해군이 전승행사의 주체가 되는 것은 코미디"이라며 “한국전쟁의 전세를 바꾼 인천상륙작전의 핵심 전력은 해병대로, 해병대사령부 행사를 해군이 2010년 일방적으로 가져갔다"고 비판했다.

한 해병대 예비역은 "해병대 행사장에 해병대사령관과 해병대 퇴역 장성들의 축사가 없어지고 온통 해군기를 게양해 해군 행사로 착각할 정도였다“며 ”이는 해군이 해병대 역사를 강탈하고 해병대 전통을 말살하려는 의구심마저 든다“고 말했다.

해병대독립단의 취지에 동참한 해병대 예비역들의 주장은 해병대의 독립과 전략기동군을 포함한 4군 체제로서의 전환이 반드시 필요함에도 옥포회(해군사관학교 총동창회) 출신들이 해병대 주요 보직을 장악하고 있어 해병대 독립 방해는 물론 해병대 역사와 전통마저 말살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사진=해병대독립단 제공>

이들 단체는 이날 배포한 결의문을 통해 국회와 국방부, 청와대에 7개 요구 사항을 촉구했다.

▲선진군의 세계적 추세인 4군 체제로의 전환에 공감하고 해군으로부터 ‘해병대를 완전 독립시켜라’ ▲해병대 완전독립을 위한 ‘입법을 추진하라’ ▲직제에 존재하는 해병대를 독립된 군종(軍種)으로 인정하고 ‘군기(軍旗)를 수여하라’ ▲해병대 전통 말살과 역사왜곡 등 적폐를 일삼고 인사·방산 비리에 연루된 정치군인들을 ‘조사하고 그 배후를 밝혀라’ ▲해병대사령관은 국방부장관이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도록 ‘입법을 추진하라’ ▲인사·방산 비리로 연루된 ‘옥포회를 비롯한 군 내 사조직과 해병대와의 연결고리를 차단하라’ ▲해병대사령관은 순검과 현수막 등 해병대를 상징하는 고유의 전통과 문화를 모두 원상회복하고 ‘옥포회에 충성하는 행위를 중단하라’

한 SNS 해병대전우회에 공개된 사진. 옥포회를 인사와 방산 비리의 온상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특히 해병대 부대 내에서 해병대 군가를 가르치지 않는다며 한 해병대 예비역이 삭발을 하고 있다. <사진=해병대 전우회 밴드>

이들 단체는 결의문 마지막에 “해병대 전우의 행동 목적은, 소중한 피와 땀을 흘리며 국가를 함께 지키는 해군과 타군 전우를 적대시하는 집단 이기주의가 아님”을 강조하고 “오로지 대한민국 육·해·공·해병대 모두 강한 군대가 되길 바랄 뿐”이라면서 “강군 해병대, 온전하고 명예로운 해병대를 만들어 달라는 당당한 요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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