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에 A씨가 올린 회사 간부와의 카톡 내용.

[위클리오늘=오경선 기자] 가구업체 한샘의 사내 성폭행 파문에 이어 금융사 현대카드에서도 직장내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는 고발 글이 등장했다. 현대카드 위촉계약사원이라고 밝힌 피해 여성은 사측이 해당 사안을 성범죄 사건이 아닌 남녀 간 애정 문제로 치부해 2차 피해를 겪고 있다고 호소하며 공론화시켰다.

A씨는 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최근 한샘 성폭행 사건을 보고 용기를 내 글을 쓴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 따르면 지난 4월 현대카드와 위촉계약을 맺은 A씨는 입사 한달 뒤 같은 팀 상사인 B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

A씨는 "회식 후 팀장 B씨와 직장동료 C씨가 집에서 술을 더 먹자며 따라왔다"며 "C씨는 침대 위에 누웠고 B씨는 술을 더 마시자고 했지만 더 먹으면 정신을 놓을 것 같아 침대 옆 좌식 쇼파에서 잠이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B씨는 불을 끄고 집에 돌아간 것으로 나중에 파악됐다.

A씨는 이어 "잠결에 화장실에 갔다가 침대에 누웠는데 누군가가 나를 만지는 느낌이 들었다"며 "눈 뜰 기력조차 없어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후 옷이 벗겨졌고 움직일 힘조차 없었던 A씨는 그대로 성폭행을 당하게 됐다고 밝혔다.

A씨는 "아침에 알람이 울려 정신을 차리고 일어났더니 제 옆에 C씨가 누워있었다"며 "모든 것이 멈추는 기분이었는데 C씨는 태연하게 일어나 볼을 꼬집으며 출근해야 하지 않느냐고 말을 걸었다"고 말했다

A씨는 "이날 오후 3시쯤 B씨에게 전화가 왔는데 실수였다고 했다"며 "그날 저녁 회사 동료의 연락을 받고 나간 자리에서 B씨와 C씨를 마주쳤고 성희롱이 섞인 농담을 하는 것을 보고 도망쳐 나왔다"고 설명했다.

A씨는 자신을 더욱 힘들게 한 것은 회사의 무성의한 태도였다고 지적했다.

사건 이후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센터장이 "돈이 필요할텐데 회사를 그만두면 다른 직장을 구할 수 있겠냐"며 이를 반려했다고 한다. 이후 다시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센터장은 "서로 실수한 것으로 문제 삼으면 안된다"며 사직서를 찢었다고 했다.

A씨는 이후 공황장애와 대인기피, 우울증 등에 시달린 나머지 자살도 몇 번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 조사가 시작되던 시점에 회사가 퇴사를 반려하고, 사적인 일이라며 인사 요청도 거부했다"며 "B씨는 한 팀에서 근무하는 팀장으로 매일을 마주쳐야 하는 상황이었다. 충격과 수치심, 공포감에 제정신으로 살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지난 9월 말 본사에 제보했지만 경찰조사가 진행 중이니 마무리되면 결과대로 조치할 것이라는 내용만 전달받았다"며 "경찰조사에만 3개월이 걸렸고 퇴사처리를 해주지 않아 경제적인 활동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는 사이 B씨는 여전히 일 잘하고 직원들 교육활동도 하는 상황인데 불공평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현대카드 측은 "피해를 주장하는 분과 가해자로 지목된 분 모두 위촉계약직으로 회사 측에서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다"며 "경찰에서도 성폭행과 관련해 무혐의 처리를 내렸고 내부적으로도 개인적인 문제로 봤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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