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금요극장 추석특선영화 '바닷마을 다어어리' 6일 (금) 밤 12시 25분

바닷마을 다이어리

[위클리오늘=설현수 기자] 바닷마을 다이어리(원제: 海町diary)=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출연: 아야세 하루카, 나가사와 마사미, 카호, 히로세 스즈/제작: 2015년 일본/방송길이: 128분/나이등급: 15세.

일본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누군가에게 나쁜 일을 한 사람도 다른 누군가에게는 좋은 사람이며,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한 일도 남에게는 잘못이 아니라고 인식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어떤 불행한 일에 대해 원인이 무엇인지 따지기보다는 그로 인한 상처를 보듬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상처를 준 아버지가 남긴 스즈를 치유제로 받아들이면서, 네 자매가 된 이들 가족은 더욱 견고하게 재탄생한다.

어느 한 부분이 결핍되어 있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줄기차게 선보였던 고레에다 감독이 '바닷마을 다이어리'에선 부모가 부재한 네 자매의 이야기를 선보인다. 

부모에게 버림받고 가마쿠라의 외조부모 집에서 자란 세 자매는 좋은 일로 오게 된 것도 아닌 그 집을 떠나지 못한다. 

불륜으로 태어난 막내 스즈는 단골 식당 아주머니로부터 ‘보물 같은 아이’라는 말을 듣는다.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져 집을 나간 아버지는 동네 사람들에게는 착한 사람이었으며 스즈에게는 자상한 아버지였다. 

아이들을 버리듯이 맡기고 떠난 어머니는 사치에게 해물 카레를 가르쳐준 장본인이다. 불륜으로 가정을 버린 아버지를 원망하며 자란 사치는 어른이 되어 연인이 생기지만 불륜 관계이다. 

▶ '바닷마을 다이어리' 줄거리

바닷마을 가마쿠라에서 살고 있는 사치, 요시노, 치카, 세 자매는 14년 전 가족을 버리고 집을 나간 아버지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그가 생을 마친 야마가타로 간다. 

그곳에서 이복자매인 13살의 중학생 소녀 스즈를 만나고, 아버지를 잃은 스즈에게 남은 가족은 새어머니와 이복동생뿐인 것을 알게 된 세 자매는 스즈에게 가마쿠라로 오라고 제안한다. 

가마쿠라에 온 스즈는 축구부 활동으로 만난 새로운 친구들, 언제나 맛있는 밥을 만들어주는 식당 아주머니, 그리고 누구보다 스즈를 아껴주는 세 언니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하루하루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마음 한 편으로 세 자매의 가정을 파탄 냈던 아버지의 불륜 상대의 딸인 자신이 과연 이곳에 있어도 되는 것인지 남몰래 고민하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수년간 연락이 없던 세 자매의 친어머니 미야코가 가마쿠라에 찾아온다. 갑자기 집을 팔겠다는 미야코의 말에 분노한 사치는 말다툼을 벌이는데...

▶ '바닷마을 다이어리' 감상 포인트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일본 문화청 미디어예술제 만화 부문 우수상, 만화대상을 수상하면서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요시다 아키미의 만화를 현재 일본의 거장 감독 대열에 들어선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영화화한다는 것만으로도 제작 단계에서부터 많은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전작들과 달리 원작이 있는 작품을 각색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고레에다 감독은 이번에도 역시 ‘가족’이라는 주제를 전면에 내세운다. 

모든 일에 엄격한 장녀 사치(아야세 하루카), 언니와 늘 다투지만 필요할 때는 힘이 되는 둘째 요시노(나가사와 마사미), 언니 둘의 중재자인 비범한 취향의 소유자 셋째 치카(카호), 밝은 미소를 가진 사랑스러운 막내 스즈(히로세 스즈). 

개성 넘치는 네 자매의 캐릭터는 현재 일본 영화계를 이끌어가는 젊은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더욱 생생하게 살아났다. 

여기에 키키 키린, 릴리 프랭키, 후부키 준 등 중견 배우들의 연기가 극에 힘을 실어준다. 가마쿠라의 고즈넉한 풍경과 멸치 덮밥, 어묵 카레와 같은 소소한 먹거리들도 영화를 감상하는 동안 보는 이로 하여금 고향과 가족을 떠올리게 해준다.

▶ '바닷마을 다이어리'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1962년 도쿄에서 태어나 와세다 문학부를 졸업한 후, 독립 프로덕션에 입사하여 다큐멘터리를 다수 연출하였다. 

1995년 첫 번째 영화 <환상의 빛>으로 베니스 영화제에서 골든 오셀라 상을 수상한 이래 발표하는 작품마다 화제를 모으던 중 특히 2004년작 <아무도 모른다>가 칸 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된다. 

이후 <걸어도 걸어도>,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등 가족 이야기를 담은 영화를 계속 연출해 왔으며, 2013년에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로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하였다. 대표작으로는 <걸어도 걸어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태풍이 지나가고> 등이 있으며,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의 후쿠야마 마사하루가 주연을 맡은 서스펜스 영화 <세 번째 살인>으로 올해 베니스 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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