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정

[위클리오늘=설현수 기자] JTBC가 6일 재방한 추석특선영화 '밀정'은 일제강점기인 1923년 실제로 있었던 황옥 경부 폭탄 사건을 토대로 당시 의열단에 일어났던 몇 가지 사실들을 엮어 극화한 작품이다. 

192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인 출신 일본경찰 이정출(송강호)은 무장독립운동 단체 의열단의 뒤를 캐라는 특명으로 의열단의 리더 김우진(공유)에게 접근한다. 

한 시대의 양 극단에 서 있는 두 사람은 서로의 정체와 의도를 알면서도 속내를 감춘 채 가까워진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정보가 쌍방간에 새어나가고 누가 밀정인지 알 수 없는 가운데, 의열단은 일제의 주요 시설을 파괴할 폭탄을 경성으로 들여오기 위해, 그리고 일본 경찰은 그들을 쫓아 모두 상해에 모인다.

잡아야만 하는 자들과 잡힐 수 없는 자들 사이, 자신의 목표를 위해 서로를 이용하려는 암투와 회유, 교란 작전이 숨가쁘게 펼쳐지는 긴장감 속에서 폭탄을 실은 열차는 국경을 넘어 경성으로 향한다.

영화 '밀정'은 상해에서 경성으로 일제의 심장부인 총독부 등의 주요시설을 타격할 폭탄을 들여오려는 무장독립운동 단체인 의열단과 의열단의 조직과 계획을 방해하고 파괴하려고 들어온 조선인 일본 경찰 간의 암투와 회유와 교란 작전을 스파이 영화의 장르적 쾌감 속에 그려나간다.

1923년 김상옥 의사의 종로경찰서 폭탄 투척 사건이 발생한다. 김상옥 의사의 첩보전을 방불케한 신출귀몰한 의거는 3.1 만세 운동에 대한 일제의 무력진압 이후 패배감과 무력감에 휩싸였던 조선 민중에게 큰 용기를 준다. 

김상옥 의사의 사망한 직후, 무장독립운동 단체인 의열단은 조선 총독부를 비롯한 일제의 거점 시설을 파괴할 2차 거사를 계획한다. 

국내에서는 고성능 폭탄 제조가 불가능했기에 의열단은 헝가리 혁명가인 폭탄 제조 전문가와 손잡고 상해에서 폭탄을 대량 제조해 경성으로 들어오려 했다. 

그런데 국내로 폭탄을 들여오는 과정에 한때 독립운동 진영에 속했으나 변절한 후 일제 고등 경찰인 경부로 일하고 있던 황옥이 의열단의 새로운 리더인 김시현과 함께 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황옥의 정확한 정체는 아직도 안갯속이다. 의열단의 2차 거사를 저지하기 위해 일제가 심은 ‘밀정’이었다는 설, 일본 경찰을 가장한 의열단원이었다는 설이 팽팽하게 맞선다.

'밀정'은 친일파인 일제 경찰과 항일의 최전선에 있었던 무장독립운동 단체 의열단원이라는 극과 극의 정체성을 지닌 황옥과 그와 함께 거사를 도모한 김시현, 그리고 폭탄반입사건을 극화해, 일제강점기의 드라마틱한 순간과 사람들을 스크린으로 불러온다. 

김지운 감독은 "한편으로 친일 또는 항일의 한 쪽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시대, 어느 한 쪽으로 발을 내디뎠을 때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빠질 수 밖에 없는, 그런 인물이 그 경계 위에서 줄타기하는 모습들이 흥미로웠고 그 인물들의 박진감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제작소감을 밝혔다. 

영화 '밀정'은 2016년 9월 이정재, 이범수가 주연한 '인천상륙작전'과 같은 시점에 개봉해 치열한 흥행경쟁을 벌인 작품이기도 하다.  '밀정'이 누적관객 750만명으로 '인천상륙작전'의 705만명보다 한발 앞섰다.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