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란정 화재로 목숨을 잃은 고 이호현(29) 소방사, 이영욱(59) 소방위.<사진=소방청>

[위클리오늘=이예진 기자] 17일 강원 강릉시 강문동 석란정에서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관 2명이 무너진 건물에 매몰돼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강원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9시 45분께 석란정에 화재가 났으며 소방당국은 10여분 만에 화재를 진압하고 철수했다.

그러나 이튿날인 17일 새벽 3시 51분께 석란정에서 2차 화재가 발생했다.

경포 119안전센터 소속 이영욱(59) 소방위와 이호현(29) 소방사가 석란정 건물 바닥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확인하고, 정자 안으로 들어가 잔불 정리를 하다가 정자가 붕괴해 참변을 당했다.

석란정은 1956년 지은 목조 건물로 전날 화재 진화 과정에서 물을 잔뜩 머금은 진흙 기와가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순식간에 무너지면서 사고로 이어졌다.

당시 두 사람은 10여분만에 구조됐지만 심정지 상태였다. 각각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 소방위는 오전 5시 33분, 이 소방사는 오전 6시 53분께 숨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석란정 정자 안에 전기 시설이 없다는 점에서 내부 화재를 의심할만한 요인은 없는 것으로 보고 실화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찾고 있다.

석란정 주변에 설치된 높이 3m 펜스에 설치한 출입문은 화재 당시 잠겨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청은 석란정 화재진압을 하다 목숨을 잃은 고 이영욱 소방위와 이호현 소방사에게 각각 1계급 특진과 옥조근정훈장 추서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두 소방관의 영결식은 19일 오전 10시 강릉시청 대강당에서 강원도청 장(葬)으로 거행된다. 영결식 후 국립대전현충원 소방관 묘역에 안장될 예정이다.

영결식에는 가족과 동료 소방관 등이 함께하며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도 참석한다. 빈소는 강릉의료원 장례식장 1관 1호실과 2호실에 마련됐다. 3호실에는 합동분향소를 마련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17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영욱 소방위님은 정년을 앞뒀고 이호현 소방사님은 올해 초 임용된 새내기였다. 두 분의 희생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애도했다.

석란정은 1956년 지어진 목조 기와 정자로 높이는 10m, 면적은 40㎡다. 비지정 문화재로 강릉시에서 관리해 왔다.

스카이베이 경포호텔 공사가 시작되면서 건물에 금이 가 인근 주민들이 석란정 보강조치 후 공사를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 강릉소방서 소방관 2명이 17일 새벽 강릉시 강문동 S호텔 신축 현장 옆 정자인 '석란정'(1956년 건립)에서 발생한 화재 진화 중 붕괴 사고로 매몰돼 숨진 현장의 모습.<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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