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 하루 화학물질 노출 4000여개...환경호르몬 심각

[위클리오늘=김다영 유스프레스청년기자]21살 여대생 곽 모양은 자신이 써오던 생리대에서 독성물질이 검출됐다는 소식을 듣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곽 씨는 “생리통이 예전보다 심해졌는데, 혹시 저도 그 생리대에 있는 유해성분 때문에 아픈 건지 걱정이 돼요.” 라며 “이제 어딜 믿고 무슨 제품을 써야 할지 혼란스러워요.”라고 다소 격앙된 채로 말했다.

그러면서 곽 씨는 생리대 반품신청을 한 지 한 달이 다 돼가는데 아직도 찾아가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최근 생리대뿐 아니라 산모·신생아 제품에도 살균제 독성 성분이 검출되면서 이제는 일상생활에서 매일 사용하는 생필품까지도 화학제품을 걱정해야 하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사진=뉴시스 제공>
<사진=뉴시스 제공>

 

전문가들은 일반인이 하루 평균 40여 가지 화학제품을 사용하며 이 속에 포함된 화학물질은 4000여 개가 넘는다고 분석한다.

이 중에서 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 파라벤, 비스페놀 A 등이 유해화학물질로 분류된다. 이러한 유해화학물질들은 일상생활에서 주로 사용하는 제품에 함유돼 있어 줄이기가 쉽지 않다.

저번 가습기 살균제의 핵심 성분으로 밝혀진 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은 살균제 표백제, 섬유 유연제 등에 포함돼 있으며 화장품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방부제인 파라벤은 장시간 축적될 경우 유방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표적인 환경호르몬으로 꼽히는 비스페놀 A는 각종 일회용품, 영수증, 플라스틱 등에 사용된다.

비스페놀 A에 장기적으로 노출되면 여성의 경우 인체에서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과 유사하게 작용해 자궁 내막증을 발생시키며 남성의 경우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 작용에 방해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2월에 방영된 ‘SBS 스페셜 바디버든’편에 따르면 생리통을 심하게 앓는 여성들이 환경호르몬이 나오는 화학제품을 줄이니 생리통이 줄어들었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제공>

앞 선 연구보고와 같이 유해 화학물질들의 위험성에 대한 검사결과가 속속들이 밝혀지면서 노케미족(No-chemical)과 케미포비아(chemical Fobia)가 확산되고 있다.

노케미족은 최대한 친환경적이고 화학물질을 첨가되지 않은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말하며 케미포비아는 화학제품을 혐오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노케미족과 케미포비아가 늘어나면서 친환경 제품을 판매하던 쇼핑몰이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면 생리대를 손수 제작하는 한 쇼핑몰은 “생리대 파문 이후 주문량이 급격히 증가해 배송이 무기한으로 지연되고 있다”라며 “지금 주문하면 내년 초쯤에야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민감성 피부를 가진 사람이나 면역성이 약한 임산부와 아이들을 위해 에코서트(오가닉 인증 기관으로 95% 이상 천연 성분을 함유하거나, 5~10% 이상 유기농 성분이 들어간 제품을 인증함)에서 승인된 천연 화장품만을 판매하는 쇼핑몰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친환경 쇼핑물 제품을 이용하는 것 외에도 직접 만들어 쓰는 DIY(Do It Yourself)를 실천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노푸족(No shampoo)도 이들의 일환이다.

그들은 시중에서 파는 샴푸, 비누 대신 직접 만든 천연 샴푸, 비누를 쓰며 화학제품과의 전쟁을 선언했다.

<김다영 청년기자는 유엔해비타트 유스프레스에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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