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금융 노조협의회는 청와대 앞 1인 시위를 계속해 나가며 지주 회장 선임절차 중단을 촉구할 계획이다. <사진=KB금융 노조협의회>

[위클리오늘=오경선 기자]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가 15일 윤종규 회장 연임저지 공동투쟁본부를 결성했다. 윤 회장이 KB금융 확대지배구조위원회(확대위)를 거쳐 단독 지주회장 후보로 결정되자 이에 대한 반발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윤종규 회장은 차기 지주회장 단독후보로 결정되면서 사실상 연임 9부 능선을 넘어선 것으로 평가됐지만, 노조 측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은 임기 2개월을 무사히 보내고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KB금융 계열사 7개로 구성된 KB금융 노동조합협의회는 이날 내부 회의를 통해 '윤종규 회장 연임저지 KB노협 공동투쟁본부'를 결성하고, 윤 회장 사퇴와 거수기 사외이사 퇴진을 위한 투쟁을 시작하기로 했다.

또한 KB금융 각 계열사에서 발생한 회사측의 각종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고소∙고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전일 확대위는 2차회의에서 윤 회장을 비롯해 김옥찬 KB금융지주 사장,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이사 등 3명을 최종 후보자군으로 선정했다.

이 중 김 사장과 양 대표가 인터뷰 검증을 자진 포기하면서 윤 회장이 단독 심층평가 대상자로 낙점됐다. 김 사장과 양 대표는 현재 업무에 집중하겠다고 밝히면서 심층면접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확대위는 윤 회장에 대한 심층평가를 마친 뒤 이사회 추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모든 절차가 순로롭게 진행되면 오는 11월 20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윤 회장의 연임 여부가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윤 회장이 단독 후보로 결정되면서 사실상 연임 확정에 무게가 실린다.

하지만 KB노조는 후보자 선정과정이 각본대로 짜여진 자작극이라며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KB노조 측은 "이번 최종 후보 선정은 노조의 반발로 일정이 늘어났을 뿐 속전속결 날치기"라며 "2주 동안 윤종규 회장을 제외한 그 어떤 이름도 거론되지 않다가 막판에 갑자기 지주, 계열사 사장이 들러리를 잠시 섰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이번 경영승계절차는 '윤종규의, 윤종규에 의한, 윤종규를 위한 셀프 연임 자작극'"이라며 "노조는 이번 선임절차를 인정할 수 없고, 따라서 KB노협은 이번 회장 선임절차가 원천무효임을 선언한다"고 언급했다.

노조는 "윤 회장이 지난 3년 동안 KB금융 산하 계열사의 노사관계에 개입해 임단협을 지연시키는 일이 잦았고, 파업참가 방해 부당행위, 신입직원 임금 강제삭감, 성과연봉제 도입, 노조선거 개입, 강제퇴직 등을 통해 노조를 탄압했다"고 주장했다.

KB금융 노조협의회는 청와대 앞 1인 시위를 계속해 나가며 지주 회장 선임절차 중단을 촉구할 계획이다.

한편 윤 회장에 대한 심층평가는 오는 26일 이뤄질 예정이다. 평가는 180분 이내의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되며, 확대위 위원들은 경영승계규정에서 정한 회장 최소자격요건 가운데 'KB금융그룹의 비전과 가치관을 공유하며, 장∙단기 건전경영에 노력할 수 있는 자' 항목을 기준으로 평가를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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