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염지은 기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강력한 추가 경제보복이 예상되며 국내 산업계의 타격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중 항공 여객은 반토막이 났고 유통업계의 손실도 계속 늘고 있다. 현대차는 중국 내 모든 공장의 가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도 했다. 게임업계는 가장 큰 시장인 중국에서 신작 출시도 하지 못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중국발 노선 운항편을 줄이고 중형기도 소형기로 기종을 바꾸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3월 12개 노선 운항편을 감편한데 이어 동계스케줄도 일부 노선의 기종을 축소하고 감편을 실시하기로 했다.

대한항공도 사드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 3월 중국발 8개 노선 운항편을 줄인데 이어 중국 노선을 지속적으로 축소해 오고 있다.

제주항공,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등 중국 노선 비중이 높았던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사드 보복을 피해 일본과 동남아로 기수를 돌리고 있다.

자동차 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상반기 현대기아차 해외 판매량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중국에서 46.7% 감소했다.

현대기아차의 올해 중국 판매 실적은 130만대를 밑돌며 목표(195만 대)보다 30% 넘게 부족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중국 실적 부진으로 현대기아차의 올해 자동차 판매량도 목표치인 825만대에서 100만대 이상 부족한 700만 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2011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여기에 중국 현지 합작법인과 부품업체 간 납품대금 지급 지연 문제도 불거지면서 현지 공장 4곳이 가동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며 생산 차질까지 빚고 있다.

2002년 중국 현지기업인 베이징기차공업투자유한공사와 함께 설립한 ‘베이징현대차’ 합자종료설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전기차 배터리도 사드 보복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분야다.

중국은 LG화학, 삼성SDI 등 한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신에너지 자동차 보조금 지급' 201개 차종 목록에서 제외했다.

중국에서 전기차 보조금은 차량 가격의 최대 절반에 달해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면 국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판매가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다. 중국의 전기차 생산량은 지난해 약 52만대로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한국산 배터리 수입액은 지난해 10억191만달러로 줄었다.

LG전자는 휴대폰의 오프라인 판매를 완전히 철수하고 온라인으로 중저가 제품만 판매하고 있다.

소방과 안전규정 등을 문제 삼아 중국의 롯데마트 매장에 대한 영업정지 처분도 내려졌다.

롯데마트는 중국 내 전체 점포 112개(슈퍼마켓 13개 포함) 중 87곳의 영업이 중단됐으며 나머지 점포도 반한감정 여파로 영업이 불가능한 상태다. 사드 사태가 연말까지 이어지면 피해액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면세점들도 중국인 관광객들의 급감으로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2분기 29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사업은 최근 5년간 매년 20% 이상 성장했지만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7.9% 감소한 1304억원을 기록했다.

오리온 중국 법인의 상반기 매출액은 3091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2.4% 감소했고, 영업손실액은 221억원에 달했다. 오리온은 최근 14년 만에 중국 법인장을 교체한데 이어 중국법인 인력 1만3000명 중 20% 가량을 감원했다.

농심의 중국 법인도 2분기 적자로 돌아섰으며 상반기 영업손실만 28억3478만원을 기록했다.

게임업계도 올해 3월 이후 중국에서 신규 서비스허가권을 한 건도 받지 못하며 중국 내 게임 신작을 출시하지 못하고 있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사드 보복 피해액은 연간 8조5000억~22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7월 사드 배치 결정 후 국내 기업들의 시가총액도 20조원 넘게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1년 2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해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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