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김성현기자] 이마트의 중국 사업 철수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다.
8일 태국의 CP그룹이 루이홍점, 무단장점, 난차오점, 창장점, 시산점 등 이마트 중국점포 5개점을 매입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차오점만 정리하면 국내 대형마트 1위 이마트는 중국 진출 20년 만에 완전히 중국에서 철수하게 된다.
이마트의 중국 사업 철수를 두고 중국 당국의 '사드 보복'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사드 보복이 이마트의 사업 실패를 중국에 떠넘길 수 있는 변명을 만들어 줬다고 평가한다.
이마트의 올해 상반기 적자 폭이 사드 보복 전인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1997년 중국에 진출했던 이마트는 점포수를 30개까지 늘리며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중국 공략에 나섰다.
하지만 늘어가는 점포수만큼 적자도 쌓이기 시작, 결국 지난 2011년 중국사업 구조조정을 결정했다.
사실상 사업 실패를 인정하고 순차적인 정리 절차에 들어간 것이다.
이마트IR자료에 따르면 매장 수가 10개까지 줄었던 2014년 이마트 중국점포의 매출은 3618억원이었다. 하지만 영업적자는 440억원에 달했다. 당기순이익은 926억원이다.
매장수가 8개였던 2015년에는 매출과 함께 적자폭도 줄었다. 매출 2122억원, 영업적자 351억원, 당기순이익은 570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 따르면 당시 이마트는 이들 8개 매장도 정리하고자 했으나 점포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애물단지로 전락한 상태였다.
7개 매장이 남았던 지난해 이마트 중국점의 매출은 1680억원으로 2014년에 비해 반토막이 나며 21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4월엔 임대 계약이 만료된 상하이 라오시먼점이 문을 닫았다. 현재까지 영업중인 점포는 루이홍점, 무단장점, 난차오점, 창장점, 시산점, 회차오점 등 6개다.
이들 이마트 중국점포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719억원, 누적 영업적자는 97억원이다.
상반기만 보면 지난해와 실적이 비슷해 사실상 사드보복에 대한 영향이 거의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중국 유통업계 관계자는 “원래 장사가 잘 안 되는 곳이다. 사드보복 전이나 후나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마트 중국 점포가 완전히 철수되면 국내 이마트 사업에는 다소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울산 학성점 등 부실점포 폐점과 함께 하남점 잔여부지, 평택 소사벌 부지매각 등에 이어 향후 10여개 정도의 부실점포를 폐점·업태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적자요인이 줄어들며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실질적인 중국 사드 보복의 영향을 받고 있는 롯데마트의 경우는 일부 구조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사업철수는 없을 것이라고 완강한 입장을 밝혔다.
롯데마트는 3월 중순부터 시작된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인해 99개의 중국점포 중 87곳이 영업정지 상태다. 12개 매장도 불매운동 등으로 매출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상반기 피해액만 상반기 5000억원에 달했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피해액은 1조원까지 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많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고 철수한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아직은 중국 사업에 뜻이 있기 때문”이라며 “다만 구조조정 등을 실행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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