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오경선 기자] 그룹 지주사에 편입되는 롯데제과·쇼핑·칠성·푸드 등 롯데그룹의 유통·식품부문 4개 계열사에 대한 향후 주가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증권가에선 투명경영, 경영효율성 증대 등 효과가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2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할 정도로 4개 계열사 모두 경쟁력이 약한 상황이라 낙관적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29일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는 임시주총을 갖고 각사의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을 분할한 뒤 롯데제과를 중심으로 투자부문을 합병하는 내용의 의안을 승인했다. 롯데제과 투자부문이 나머지 3개 업체의 신설 투자부문을 흡수합병해 10월 초 '롯데지주 주식회사'라는 상호를 달고 출범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지주사 체제 전환은 관련 회사의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롯데지주가 설립되면 지배구조가 단순화돼 지분 안정성과 효율성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투자부문, 사업부문 분리로 책임 경영체제가 구축돼 경영효율성이 높아진다는 점도 있다. 지주회사 설립 후 배당성향이 확대된다는 기대감도 투자심리를 부추기게 된다.

하지만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롯데제과(0.25%), 롯데쇼핑(2.34%), 롯데푸드(0.48%) 등은 동반 하락 마감했다. 장 초반 약보합세를 보이던 롯데칠성만 오후들어 상승세를 타면서 1.62% 오른 채 거래를 마쳤다.

이는 각 사의 합병비율에 대한 불안감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상반기 실적 부진에 대한 의구심이 투자매력을 저해한 결과로 보인다.

롯데칠성은 신제품 마케팅비용 증가, 원재료 단가 상승 등으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한 230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롯데푸드와 롯데제과 영업이익도 196억원, 271억원으로 각각 19%, 7% 떨어졌다.

특히 롯데쇼핑의 2분기 실적은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영향 등으로 시장 기대치를 크게 하회했다. 매출액은 1.4% 하락한 7조4010억원, 영업이익은 49% 곤두박질친 870억원에 머물렀다.

실제 올 초부터 불거진 그룹 지주 전환 이슈는 관련사의 주가를 부양하는 재료가 되기는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4개 계열사의 주가는 지난 4월 말 지주전환 논의가 본격화된 이후 일시적으로 반등했다가 차익매물 실현과 2분기 부진한 실적 등에 밀려 주저앉는 모습을 보였다.

롯데쇼핑 주가는 계열사 분할합병을 통한 지주사 전환이 본격화됐던 지난 4월 21일 24만5000원에서 6월 14일 32만1000원으로 31% 이상 급등했다가 차익실현 매물과 2분기 저조한 실적 전망에 8월 29일 27만1000원으로 다시 하락했다.

1분기 140만원대를 찍던 롯데칠성 주가는 6월 2일 190만70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4월 21일 158만2000원에 비해 20.54% 올랐지만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 임시주총이 열린 이날(29일ㆍ157만1000원) 들어서야 지주 전환 이슈 이전 수준으로 주가를 회복했다.

롯데푸드와 롯데제과 주가도 4월 21일 ~ 6월 2일 기간 각각 5.53%, 8.23% 가량 올랐다가 이후 뒷걸음질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맥락에서 볼때 결국 향후 주가 흐름도 기본적으로 회사 실적이 열쇠를 쥐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각 계열사의 사업 경쟁력이 낮은 상황에서 지주사 전환이 이뤄져도 단기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한다. 지난 2분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실적 전망이 밝지 않은 것이 리스크 요인이다.

롯데쇼핑의 경우 백화점과 할인점 등 오프라인 점포에서 발생하는 매출 성장과 수익성이 계속하락하고 있고 반등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향후 주가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롯데칠성도 신작 효과가 생각보다 낮고 실적 모멘텀(상승동력)도 약한 상황이라 실적 개선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롯데푸드도 분기 실적 부진으로 연간 실적이 전년대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나마 해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롯데제과는 내수 실적을 바탕으로 3분기 실적 역신장을 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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