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석호 ㈜한국M&A센터 대표 / '한국 M&A 생태계의 문제와 해법'

유석호 한국M&A센터 대표

[위클리오늘] 미국에서 스타트업 또는 벤처기업에 투자하면 한국에 비해 투자 회수율이 월등히 높다.

그 이유는 M&A 생태계가 초기 스타트업과 이미 성장한 회사들의 수요와 연결되어짐에 따라 투자 및 M&A 인프라가 잘 조성이 되어져 있는 선순환 구조이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템이 좋고 가능성이 있다면 그 가치를 인정하고 연관된 업계의 큰 회사들에게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인지되는 문화도 한 몫을 하고 있다.

한국은 벤처투자 회수의 90% 이상이 상장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이는 M&A를 통해 50% 이상의 회수가 이루어지는 미국 시장과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상장은 미국보다 한국이 더 오래 걸리고 어렵다는 통계를 볼 때 M&A 시장은 취약하고 상장은 까다로운 환경에서 그 만큼 한국은 스타트업 투자에 대한 리스크가 훨씬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시장 환경에서 크라우드펀딩 등을 포함한 엔젤투자 등의 활성화는 비유하자면 매우 적은 확률에 기대를 거는 복권과 같을 수 밖에 없다.

이런 스타트업 벤처 M&A시장의 후진성은 다음과 같은 문제에서 기인된다.

△오너쉽을 중요시 하는 기업 문화 △M&A 보다는 남의 아이템을 베끼거나 원천기술, 비즈니스모델을 그대로 모방하는 기존 기업들의 행태 △보유한 기술과 그 미래가치에 대한 저평가 △M&A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 M&A 관련 정보의 비대칭성 및 폐쇄적이고 비효율적인 프로세스 등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한국 경제에 긍정적이고 큰 영향을 줄 수 있고 나아가서는 세계적인 유니콘(1조 가치 이상의 스타트업) 탄생을 위해 어떻게 선진적인 M&A 시장 활성화를 이룰 수 있을까.

그것은 위 문제에 대한 해법이 그 열쇠가 될 수 있다.

첫째, 오너쉽에 집착하지 않고 같이 힘을 합쳐서 공동 목표를 이루어 내는 기업가정신이다.

둘째, 성공한 기술 노하우 자체를 베끼지 않고 성공과 더 큰 가능성의 가치를 인정하는 사업가마인드와 문화가 중요하다. 이미 세계 경제는 단순한 모방으로는 변화 속도를 따라 갈 수 없고 혁신 없는 후발주자는 성공할 수 없는 환경이 된지 이미 오래다.

셋째, 기술과 미래 가치에 대한 제대로된 평가 및 M&A에 대한 긍정적인 마인드이다. 과거 인수합병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상생M&A 즉 양사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그 시너지를 통해 같이 발전하는 문화가 조성된다면 한국의 우수한 아이디어들이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둘 수 있는 많은 기회들이 생길 것이다.

세계적인 성공 스타트업이 나오기 위해서 또 필요한 것은 투자 환경이다. 3년 심지어 5년 이상 적자가 나도 세계적인 회사가 될 수 있는 아이디어나 비즈니스모델이라고 판단되면 초기부터 투자받기 쉬울 뿐만 아니라 성장하면서 지속적으로 필요한 자금이 투자되어 결국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글로벌 기업이 탄생하는 실리콘밸리의 생태계를 보면 커다란 부러움이 든다. 얼마든지 한국에서도 세계적으로 통할 만한 아이템들이 많은데 말이다.

투자를 받으려고 하면 재무제표부터 보고 획기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 보다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갖춘 스타트업을 찾는 투자 생태계에서는 시간을 가지고 키우면서 세계 시장을 넘보는 모델이 배양되기는 어렵다. 설사 그런 모델로 론칭을 하더라도 국제 경쟁력을 갖춘 회사가 되기까지 지속적인 투자유치나 큰 회사와의 M&A가 되지 못해 결국 적자기업이라는 낙인과 함께 데쓰밸리를 넘지 못하고 쓰러지게 되는 것을 여러 번 관망할 수 있었다.

시장에 많은 투자사들이 소위 '터지는 아이템 보다 깨지지 않는 회사 찾기'에 관심을 두고 투자 수익이 아닌 펀드를 운영하면서 받는 운영 보수에 연연한다면 아마존이나 페이스북 같은 회사가 한국에서 나오기는 불가능 할 것이다. 한국은 지금 자체적으로 먹고 살만한 벤처 육성이 아니라 세계 시장을 상대로 미래의 먹거리를 창출하는 혁신적 기업 육성을 해야 하는데 시장 환경은 이를 뒷받침 하지 못하고 있다.인내와 노력 그리고 타고난 감각은 한국인의 잠재력이다. 이미 이러한 잠재력을 월드 스타들을 배출한 골프와 피겨스케이팅을 통해 증명했고 세계를 재패했다. 이러한 유전적 장점을 살려서 세계 무대로의 도전과 이를 뒷받침 해주는 M&A와 투자환경이 조성 되면 스타트업도 한국의 여성 골프와 김연아의 피겨스케이팅처럼 국제적으로 크게 성공해 이름을 날리는 멋진 미래가 오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