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이하나 기자] '살충제 계란'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유통업계가 일제히 계란 판매를 일시 중단하기로 한 가운데 빵과 과자, 마요네즈, 아이스크림 등 살충제 계란을 재료로 한 가공 식품들의 2차 오염 우려가 제기되며 소비자들의 불안감과 함께 불편도 커지고 있다. 

유럽에서 확산되고 있는 살충제에 오염된 계란이 국내에서도 나온 만큼 축산당국과 식품안전당국이 점검 시스템 정비는 물론 축산농가의 가축 사육 방식 개선의 필요성이 지적된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가 이날부터 전국 모든 점포에서 계란 판매를 중단하기로 한 데 이어 CU, GS25, 세븐일레븐도 계란 제품에 대한 판매와 발주를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롯데슈퍼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등 주요 슈퍼마켓 체인과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백화점,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도 계란 판매를 중단했다.

유통업계와 제과업계 등은 AI로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던 계란의 가격이 안정을 찾아가던 중에 살충제 계란 악재가 터지자 긴장감 속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는 경기 남양주시와 광주시 농장에서 기준치 이상의 살충제 성분이 검출됨에 따라 15일 0시부터 전국의 3000마리 규모 이상의 농가에서 생산되는 모든 계란의 출하를 중단시키고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이 두 농가에서 사육되는 닭은 14만 마리에 달한다.

경기도 남양주시의 닭 농가에서 검출된 '피프로닐'은 바퀴벌레, 진드기, 벼룩 잡는 데 쓰는 강력한 살충제 성분이다. 몸에 축적되면 간, 갑상샘, 신장을 망가뜨릴 수 있어 사람이 먹는 소나 돼지, 닭에는 사용이 금지돼 있다.

경기도 광주 농가 계란에서 나온 살충제 성분 '비펜트린'은 닭에 기생한 진드기를 없애 주는 성분으로 피프로닐만큼 독성이 크진 않지만 미국환경보호청이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기준치 이하로만 쓰도록 엄격히 규정돼 있는데 이번 광주 농가에서는 기준치를 넘는 양이 검출됐다.

정부는 이번 여름에 닭 진드기가 너무 번식하는 바람에 농가에서 달 산란률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더 강한 살충제를 많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살충제 성분 계란은 유럽연합 16개국과 스위스, 홍콩, 우리나라까지 이미 18개국에 번진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오스트리아 식품안전청이 마요네즈나 빵처럼 달걀이 들어간 110개 제품을 무작위로 골라서 분석한 결과 약 25%에서 피프로닐이 나왔다. 검출량은 1kg당 0.1mg으로, 유럽연합 기준치인 0.72mg에는 크게 못 미쳤지만 오스트리아 당국은 제품의 전량 회수를 결정했다.

유럽 최대 달걀 수출국인 네덜란드는 매년 달걀 100억 개 가량을 생산해 65%를 수출하기 때문에 살충제 달걀의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유럽연합은 다음달에 긴급대책회의를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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