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 갑질행위를 통한 소액주주 신문광고 불법 봉쇄 혐의로 신고

롯데그룹 "언론사 자체적으로 판단한 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이하나 기자]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과 롯데쇼핑 이원준 대표가 롯데소액주주들의 광고행위를 막은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됐다. 

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대표 이성호)은 14일 오후 3시께 롯데그룹을 갑질행위를 통한 소액주주 신문광고 불법 봉쇄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신고인은 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 이성호 대표, 피신고인은 롯데쇼핑 이원준 대표와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다. 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은 56명으로 주주권리 보호를 위해 7월 13일 구성됐다.

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은 지난 11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앞으로 롯데 4개사(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분할합병 반대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성호 대표는 공정위 신고와 관련해, 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 명의로 8월 4일자 유력 일간지인 C신문 1면 하단에 롯데그룹 4개사 분할합병 관련 소액주주들의 반대입장을 표명하려고 광고계약을 체결하고 광고비 6700만원을 전액 입금했으나 이를 알게 된 롯데그룹이 거대 광고주라는 지위를 악용해 C일보에 압력을 넣어 확정됐던 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의 광고가 일방적으로 최소되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성호 대표는 이후 유력 일간지인 D신문, M신문 등에도 광고를 게재하려고 했으나 이들 신문사들도 롯데그룹의 사전 요청을 이유로 거절했다고 말했다.

이성호 대표는 "우리나라 5대 재벌인 롯데그룹이 8월29일 4개사(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롯데쇼핑) 분할합병안 주주총회 결의를 앞두고 이에 반대하는 소액주주들의 압장조차 표명하지 못하게 하는 치졸한 갑질행위에 분노해 이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게 됐다"고 밝혔다.

게재가 봉쇄된 광고의 내용은 현재 롯데그룹이 추진중인 4개사 분할합병안이 주주들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고 롯데쇼핑의 심각한 사업위험을 나머지 3개사 주주들에게 떠넘기려고 하는 얄팍한 경영진의 술책이라는 주장이다.

기업 분할합병을 통한 지주회사의 신설은 특정주주, 신동빈 한사람의 지배권을 강화하고자 소액주주들의 희생과 손해를 강요하는 부당한 경영행위라고 주장하는 내용이다.

롯데소액주주들은 롯데쇼핑이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중국사업 손실액이 2조6000억원에 달하며 최근 사드(THADD) 등의 정치적 위험이 발생하면서 올 상반기에만 손실이 4000억원 이상 발생하는 등 사업 위험이 심각하고 위험성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롯데쇼핑을 포함한 4개 회사가 분할합병을 하는 것은 롯데쇼핑의 사업 위험을 안정적인 나머지 3개 회사에 떠넘기게 되는 결과를 야기할 것이 자명하고 이는 롯데쇼핑을 제외한 나머지 3개 회사 주주들의 경제적 이익 침해로 직결된다고 주장했다. 

롯데소액주주들은 또 롯데그룹 측이 분할합병되는 롯데쇼핑 부분은 투자 부분으로 중국투자를 행한 사업부문과는 무관하므로 이러한 일부 주주들의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고 반박하지만 신설되는 합병지주회사는 롯데쇼핑의 사업 부문에 대한 지분 역시 보유하게 돼 롯데쇼핑 사업부분의 위험성이 실질적으로 합병지주회사에 이전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롯데소액주주들은 특히 롯데쇼핑을 포함한 4개 분할합병(안)은 기업가치 제고를 통한 전체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실제로는 오히려 특정 주주, 신동빈의 기업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은 신동빈은 국정농단연루 재판에서 처벌받을 경우 사실상 롯데그룹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야만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서 재판 결과가 나오기 이전에 일본 임직원들의 영향력이 낮고 본인과 계열사, 그리고 소액주주 지분이 높은 4개 회사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 자신의 지배력을 이용해 좌지우지 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언론사 자체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이날 롯데제과 등의 분할합병 추진에 대한 입장을 내고 "롯데제과 등이 추진하고 있는 분할합병을 통한 지주회사 전환은 국민과의 약속 이행"이라며 "관련 법규에 따라 적법하게 공시한 바와 같이 이번 분할합병은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를 위해 순환출자를 해소하고  투자와 사업의 분리를 통한 경영효율성을 높여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롯데제과 등은 금번 분할합병이 관계법령 및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안정적으로 진행돼 각 회사의 기업가치와 주주가치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은 16일부터 공정거래위원회 앞에서 시위를 시작하고 청와대 앞에서도 시위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