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해외 바이어·영업직, 매각 반대 시위

8일 광화문 사옥 앞에서 침묵 시위 중인 금호타이어 영업 직원들.<사진=금호타이어 제공>

[위클리오늘=이소연 기자] 금호타이어의 해외 매각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최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상표권 사용료 관련 요구를 전격 수용, 중국업체인 더블스타로의 해외 매각이 현실화되면서다.

연이은 매각 중단 촉구 시위가 박삼구 회장에게는 되레 힘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금호타이어(대표 이한섭) 영업부문 임직원들과 해외 바이어 등 약 100명은 서울 광화문 금호아시아나본관 사옥 앞에서는 회사의 부실 매각을 반대하는 침묵 시위를 벌였다.

금호타이어 영업부문 임직원들은 산업은행의 무리한 부실 매각 추진이 영업 환경에 악영향을 주고 있으며, 특히 이로 인해 해외 영업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금호타이어는 해외에서 신규 계약은 말할 것도 없고 기존 계약 물량을 유지하는데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시위에는 중동 지역에서 수십 년 간 금호타이어 제품을 수입해온 온 거래상이 참석하여 “금호타이어가 더블스타로 매각 될 경우 브랜드 가치 저하로 해외 시장에서도 금호타이어 제품은 외면 당할 것” 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금호타이어 임직원들은 현재 진행 중인 매각 작업이 중단되지 않을 경우 수출 환경 개선과 해외 거래선들의 생존을 위해 지속해서 투쟁을 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더블스타로 매각 추진 중인 금호타이어는 올해 초 매각설이 해외에 퍼지며 판매가 급감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2015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적자전환했다.

금호타이어 영업직원 시위에 앞서서는 지난달부터 금호타이어 임직원 및 OB(올드보이) 동우회, 광주경제정의실천연합 등 지역 시민단체, 전남 지역 운송업계, 광주·전남 12개 대학 총학생회협의회 등의 연이어 성명서 발표와 매각 중단 촉구 시위가 이어졌다.

매각 반대 이유는 △금호타이어 인수자금 약 7000억원 및 1000억원대의 연 이자 비용 조달의 불투명성△인력 구조조정 불가피에 따른 대량 해고사태 △국내 유일 방산업체인 금호타이어의 기술 해외 유출 △광주지역 생산액 비중의 10%를 차지하는 금호타이어 매각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이다.

특히 기술력만 흡수한 뒤 국내 공장은 폐쇄하고 임금이 싼 중국으로 떠나는 '기술먹튀'가 우려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6년 대우건설과 2008년 대한통운을 인수하면서 유동성 위기를 맞은데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터지면서 그룹이 와해됐다.

금호렌터카·금호생명·금호고속 등이 매각됐고 금호산업·금호타이어·아시아나항공·금호석유화학은 워크아웃과 자율협약을 신청했다. 

박삼구 회장은 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워크아웃과 자율협약을 졸업하게 되자 2015년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금호산업을 인수하면서 그룹 재건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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