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로고 앞으로 보이는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사진=뉴시스>

홈쇼핑, 편의점 선전에도 '사드' 앞에 무색

지주사 전환이 전환점...기업 평가 상향 전망

[위클리오늘=김성현기자] 롯데쇼핑이 2분기 최악의 성적표를 내며 암담한 롯데그룹의 현실을 보여줬다.

사드 배치에 따른 외교 갈등에 따른 피해라 당장의 실적개선도 힘들어 보인다.

다만 8월 말 지주사 설립을 위한 분할합병계약서 승인 주주총회가 열려 본업의 악화는 감수하더라도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다시 부흥시킬 만한 전환점은 있다.

◇ 최악의 실적, 고래싸움에 ‘롯데’ 등 터져

롯데쇼핑은 2분기 매출은 7조4010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870억원, 당기순이익은 4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49%, 95%나 떨어졌다.

영업이익은 백화점과 금융 사업부에서 눈에 띄게 줄었다.

우선 백화점의 경우는 사드 직격탄을 맞으며 중국 점포 신장률이 28.6%나 줄었다. 

국내도 내수부진으로 인해 의류·잡화 등의 매출이 줄며 기존 점포의 경우 5.5%의 역신장을 보였다.

롯데백화점의 2분기 영업이익도 4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6%나 감소했다. 매출은 2조80억원으로 5.6% 줄었다. 중국 등 해외 매장은 2분기 27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동기(340억원) 대비 22.5% 감소했다. 

롯데마트의 중국 실적은 더욱 참담하다. 국내 점포의 신장세에도 사드의 역풍을 막긴 힘들었다. 

롯데마트의 2분기 실적은 1조90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 하락했다. 국내 점포에서는 1조49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6.8%의 매출 신장세를 보였지만, 해외점포의 매출은 41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38.5%나 줄었다. 

올해 6월말 기준 사드 영향으로 영업이 정지된 롯데마트 중국점포는 총 74개에 달한다. 임시휴업한 점포도 13개다.

롯데카드 등의 금융사업부는 올해 2분기 28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 역시 전년 동기 620억원보다 절반 이상(53.7%) 줄어든 수치다. 매출은 4190억원으로 전년 동기(4500억원) 대비 6.8% 줄었다.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은 중국에서의 마케팅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홈쇼핑(영업이익 24.9%↑), 편의점(영업이익 14.8%↑), 롯데슈퍼(흑자전환 약 10억원)의 수익 개선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기는 힘들었다.

더욱 암담한 것은 실적 악화가 외교 갈등에 따른 것으로 롯데쇼핑 자체 노력으로 극복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역시 뇌물죄, 경영비리 등의 재판에 묶여있어 그룹차원의 적극적인 변화를 꾀하기도 여의치 않다. 

지난해 9월 5일 33만3000원을 찍었던 롯데쇼핑의 주가가 31일 종가 기준 26만 3000원까지 떨어진 것이 현재 롯데쇼핑의 모습을 대변해 준다.

◇ 지주사 전환만이 살길...사업 재평가 가능성

롯데쇼핑의 실적 분기점은 지주사 전환이 실무에 착수하는 8월 말이 될 전망이다.

롯데쇼핑은 8월 29일 주주총회를 열고 지주사 설립을 위한 분할합병계약서 승인을 결정한다.

이를 위해 당장 8월 7일 국내와 싱가포르, 홍콩 등에서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한다.

이 과정에서 롯데쇼핑의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는 상향 재평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롯데쇼핑은 신설합병법인에 대한 비중이 현재 시가총액 기준 20%에서 49%로 확대될 예정”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4월 26일 롯데그룹은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의 투자사업부분을 분할해 이를 합병하는 방식의 지주사 설립을 이사회에서 결의했다.

롯데그룹이 공시한 롯데쇼핑의 매수예정가격은 23만 1404원이다. 이는 롯데쇼핑의 본질가치의 27% 수준이다.

지주사 설립을 시작하는 8월 중 롯데쇼핑의 매수예정가격은 다시 산정될 예정이다. 

결국 중국 사업 등의 국가적 불확실성은 자력으로 개선이 어렵지만, 지주사 전환으로 인한 그룹 가치 향상은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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