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의 전기차용 배터리셀. <사진=LG화학>

삼성SDI, 20분 충전에 500km 주행 기술

LG화학, 안전성 기반으로 수주 1위 

SK이노베이션, 中 넘어선다 거대 시장 공략계획

[위클리오늘=김성현기자] 세계 자동차 시장이 화석연료에서 전기차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미래 시장을 맞을 준비가 한창이다.

삼성 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을 주축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들 기업은 뛰어난 배터리 기술을 바탕으로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다가오는 전기차 시대에서는 국내 자동차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현대자동차가 아닌 삼성, LG, SK가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삼성 SDI 울산사업장의 직원들. <사진=삼성SDI>

◆삼성SDI, 세계 톱 기술력

삼성SDI는 전사적 차원에서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집중하기로 하고 사업구조도 전기차 중심으로 탈바꿈했다.

최근에는 울산, 중국 시안, 헝가리 3각 거점을 구축해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의 글로벌화를 달성했다.

현재 각 국가에서 생산되는 전기자동차마다 배터리 충전 방식이 달라 단일 라인에서의 배터리 생산은 오히려 생산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

전기차 배터리 충전 방식은 크게 유럽식(콤보2), 중국식(9핀), 미국(슈퍼차저), 국내(차세모, 콤보1) 등으로 나눠진다. 이를 고려한 듯한 거점은 각 지역에 맞는 생산라인을 설치함으로써 생산 효율 극대화를 이루게 해준다.

삼성SDI의 헝가리 공장은 약 33만㎡(약 10만평) 규모로 5만대 분량의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 라인을 갖췄다. 2018년 2분기부터 본격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기술력에서도 이미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았다.

삼성SDI는 지난 1월 9일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2017 디트로이트 모터쇼(NAIAS 2017)’에 참가해 20분 급속충전 기술을 접목한 ‘고에너지밀도 600㎞ 주행 배터리 셀’과 고용량이면서 무게와 부품 수를 10% 이상 대폭 줄인 ‘확장형 배터리 모듈’등을 선보였다.

고에너지밀도 배터리 셀은 600km 주행이 가능하다. 여기에 급속충전 기술까지 접목돼 전기차 시대를 선도할 경쟁력을 갖춘 것이다.

이는 배터리 셀 내부의 저항을 대폭 줄인 소재와 공정기술을 개발했기에 가능했다. 단 20분을 충전해 500km를 주행할 수 있게 한다.

또 삼성SDI는 새로운 전기차 배터리 모듈 플랫폼인 ‘확장형 모듈’을 선보이기도 했다.

기존 전기차용 배터리 모듈 한 개엔 통상 12개 내외의 셀이 들어가고 용량도 2~3kWh 수준이었으나, 확장형 모듈은 모듈 1개당 24개 이상의 셀로 기존 대비 2배가 넘는 6~8kWh의 에너지 용량을 구현해 본격적인 대용량 전기차 시대에 적합한 모듈이다.

확장형모듈이 장착될 경우, 부품 수 절감을 통한 경량화로 배터리 업계와 완성차 업계 모두에게 이득이다.

LG화학의 오창 전기차배터리 생산라인의 모습. <사진=LG화학>

◆LG화학, 글로벌 시장이 인정하는 강자

LG화학은 절대 우위의 R&D(연구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신규 수주 확대와 함께 가장 작고 오래 가면서도 안전한 전기차 배터리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LG화학은 선제적인 R&D로 가격, 성능, 안전성 측면에서 경쟁 우위를 지속 확보해 3세대 전기차(500km 이상)대형 프로젝트 수주에서도 확실한 1위를 수성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LG화학은 지난해 9월 기준 30여개의 글로벌 자동차 업체로부터 80여개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실적면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기업임을 과시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말 폴란드에서 전기차배터리 공장 기공식을 열었으며, 향후 폴란드 공장이 완공되면 한국-미국-중국-폴란드로 이어지는 4각 생산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이를 통해 고성능 순수 전기차 기준 연간 28만대 이상의 배터리 생산능력이 확보된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LG화학을 주목하는 이유는 배터리의 우수성 때문이다. 특히 안정성 부문이 높게 평가된다.

LG화학은 ▲전세계 배터리 메이커 중 유일한 화학기반의 회사로 소재내재화를 통한 원가경쟁 ▲분리막의 표면을 ‘세라믹 소재’로 얇게 코팅해 안전성과 성능을 대폭 향상시킨 LG화학만의 특허 받은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 ▲내부 공간활용을 극대화해 최고의 에너지 밀도를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Stack & Folding’ 제조 기술 ▲차량 디자인에 맞춰 적용이 용이하며 안정성이 높고 수명이 긴 ‘파우치(pouch) 타입’ 등 우수한 제품 신뢰성과 성능을 갖추고 있어 고객사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지속적으로 주문량이 늘고 있다.

특히 LG화학 전기차용 배터리는 특허를 획득한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을 적용함은 물론 배터리의 형태가 ‘캔(can) 타입’이 아닌 ‘파우치(pouch) 타입’이어서 폭발 위험이 전혀 없으며, 표면적이 넓어 열 발산이 용이해 배터리 수명도 길다는 장점이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서산공장.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中 투자확대로 시장 공략

전기차 배터리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의 행보도 집중할만하다.

SK이노베이션은 중국 시장을 상대로 한 투자확대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전기차 배터리에 있어 한국 업체들보다 약 2년의 기술격차가 있다고 평가되는데, SK이노베이션은 중국 정부가 자국 산업 발전을 위해 인위적으로 설정한 일종의 유예기간을 기술 격차의 극대화 기회로 삼겠다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배터리 완충 시 약 350km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 배터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여기에 관련 기술에 대한 개발을 가속해 2020년에는 500km까지 주행이 가능하도록 향상시킬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 B&I(배터리 & 정보전자소재)사업 경영기획실 이용우 실장은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혁신적으로 높여 이 같은 주행거리를 확보할 것” 이라며 “회사가 독자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양극재와 분리막 등 핵심 기술의 적용과 업그레이드, 그리고 신소재를 활용한 신공법 개발로 이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의 배터리 시장 공략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메르세데스-벤츠 주력 전기차 프로젝트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따냈다. 

최근에는 연간 전기차 14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생산 규모인 3.9GWh의 대규모 생산설비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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