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BM과 협업...챗봇, 스마트 쇼퍼, 3D 체험형 매장 도입

롯데백화점 분당점 스마트 쇼퍼.<사진=롯데백화점>

[위클리오늘=염지은 기자] 롯데그룹은 AI(인공지능), VR(가상현실) 등 ICT(정보통신기술)에 기반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미래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해 나가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11월 사장단회의에서 "IT혁명을 필두로 한 4차 산업혁명이 시대의 화두"라며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응해 우리 그룹의 비즈니스를 어떻게 바꾸어야할지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또 새로운 성공모델 발굴을 위한 "발상의 전환"과 "사회구조 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 '챗봇'과 대화 통해 상품 추천, 온라인 픽업 서비스까지 

롯데는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활용해 고객별 맞춤형 서비스와 신뢰도 높은 상품정보, 전문성있는 조언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한국 IBM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IBM의 클라우드 기반 인지 컴퓨팅 기술인 ‘왓슨(Watson)' 솔루션을 도입하기로 했다.

롯데와 IBM이 왓슨을 활용해 진행할 인공지능 혁신 테마는 크게 두 가지로, ‘지능형 쇼핑 어드바이저’와 ‘지능형 의사결정 지원 플랫폼’이다.

지능형 쇼핑 어드바이저는 ‘챗봇’(Chatbot·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사람과 자동으로 대화를 나누는 소프트웨어)기반의 앱(APP)으로 백화점 등 유통 관련 계열사에 도입할 예정이다. 고객들이 스스로 검색을 통해 상품을 찾는 방식에서 벗어나 챗봇과 대화하는 방식을 통해 상품추천 및 매장 설명, 온라인 픽업 서비스 안내까지 받아볼 수 있도록 구축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챗봇에게 “12살 딸의 생일이 다음 주인데, 딸이 요즘 독서와 패션에 관심이 많다. 어떤 선물을 하는 것이 좋을까?”라고 물으면 기존의 고객정보뿐 아니라 SNS, 뉴스 등을 통한 트렌드 분석을 통해 최적화된 선물을 추천해준다. 뿐만 아니라 제품을 살 수 있는 가까운 매장 및 교통편, 다양한 구매 채널, 배송 안내까지 한꺼번에 해준다.

또한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이 매장 직원의 도움보다는 스스로 정보를 찾고자 하는 빈도가 높다는 사실을 기반으로 백화점 매장 안내 서비스도 지원할 예정이다.

'지능형 의사결정 지원 플랫폼'은 제과 및 푸드 계열사의 신제품 개발을 위한 전략수립에 활용된다. 왓슨을 통해 다양한 외부시장의 데이터와, 내부 시스템의 매출 및 제품 정보 등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신사업 개발 및 출시를 위한 의사결정에 도움을 받을 예정이다.

이 같은 인공지능 기반 플랫폼 운영을 위해 시스템 구축은 롯데정보통신이, 데이터 분석은 롯데멤버스가 맡는다. 향후 그룹 전체를 통합하는 IT서비스를 구축해 5년 이내에 전 사업 분야에 걸쳐 도입한다는 목표다.

◇카트없이 쇼핑 '스마트 쇼퍼'....3D 가상 피팅, 발사이즈 측정 서비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부터 IT기술을 접목한 ‘고객 체험형’ 매장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분당점 식품매장에 백화점 업계 최초로 ‘스마트 쇼퍼(SMART SHOPPER)’ 서비스를 도입했다. ‘스마트 쇼퍼’는 고객이 식품 매장에서 카트나 바구니없이 단말기를 사용해 쇼핑할 수 있는 서비스다.

롯데멤버스 회원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이 서비스는 바코드 스캐너가 포함된 단말기인 ‘쇼퍼’를 들고 식품 매장을 둘러보며 구매하려는 상품의 바코드를 찍으면 된다. 쇼핑을 하면서 매장 중간중간 설치된 ‘오더뷰어’ 장비를 통해 구매하려고 바코드를 찍은 상품들의 품목 및 수량도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매장 출구에 위치한 무인 계산대에서 바코드로 찍은 상품 중 최종 구매할 상품을 선택하고 결제하면 집으로 배송 받을 수 있다. 배송은 분당구 전 지역에 가능하다.

롯데백화점은 스마트 쇼퍼 매장을 노원점에 이달 25일 추가로 설치할 예정으로 향후 점포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또한 2016년 9월부터는 본점 지하 1층에서 ‘3D 가상 피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 3D 가상 피팅 서비스는 디지털 거울과 스마트폰을 활용해 옷을 입어보지 않아도 편리하고 재미있게 피팅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디지털 거울 옆에 있는 동작 인식 카메라가 사용자의 신체 사이즈를 측정해 몸에 맞는 의상을 디스플레이를 통해 실시간 3D 이미지로 보여준다.

‘3D 가상 피팅 서비스’를 활용하면 여러 매장의 옷을 빠르게 입어볼 수 있어 쇼핑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 고객들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유도할 뿐만 아니라 피팅시 발생할 수 있는 제품 손상도 줄일 수 있다.

‘3D 가상 피팅 서비스’는 도입 이후 월 평균 약 1500여명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2월 기존 성인 남성과 성인 여성 외에 옷을 입어보기 어려운 아동 고객을 위해 아동용 ’3D 가상 피팅 서비스’도 도입했다. 현재 56개 브랜드의 180여 품목을 가상 피팅할 수 있는데 올해 말까지 100개 브랜드의 총 500여 벌의 옷을 가상 피팅이 가능하도록 추가할 계획이다.

특히 롯데백화점은 자체 운영중인 온라인몰인 엘롯데 내 ‘온라인 가상 피팅 서비스’ 서비스를 구현하고, 이를 통해 고객들이 자신이 가상으로 착용해본 의류를 쉽게 구매가 가능하도록 하는 등 옴니채널 전략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7월에 국내 최초로 ‘3D 발사이즈 측정기’를 본점에 도입했다. ‘3D 발사이즈 측정기’는 고객의 발사이즈를 2초 안에 3D 랜더링해 정확한 발사이즈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준다. 이를 통해 고객의 발 모양과 상태에 적합한 신발을 추천하거나 수제화를 제작할 수 있다. 또한 사이즈 측정후 이메일 기재하는 고객에게는 측정 결과를 메일로 전송해 주는 서비스도 진행 중이다.

현재 ‘3D 발사이즈 측정기’ 서비스를 도입한 롯데백화점 점포는 본점, 잠실점 등 4개 점포로, 5월까지 1만4000여명의 고객이들이 이용했다. 롯데는 올해 ‘3D 발사이즈 측정기를’ 주요 점포로 확대 설치할 계획이다.

◇ 고객이 원하는 스타일 추천 '스마트 톡 추천 서비스'

롯데닷컴은 지난해 1월 '스타일 추천' 서비스를 선보였다. 고객이 원하는 의류 상품의 이미지를 분석해 유사한 색상 및 패턴을 가진 상품을 찾아주는 서비스로 원하는 상품의 이미지와 스마트폰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올 2월에는 머신러닝 기술을 접목시켜 재킷을 보다가 이에 어울리는 스커트를 찾을 수 있는 것처럼 유사한 스타일을 가진 다른 카테고리 상품들을 찾아 추천해 주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롯데닷컴은 지난해 12월에는 자동화된 상품추천 기능인 '스마트 톡 추천 서비스'를 선보였다. 채팅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로, 롯데닷컴 모바일 앱에 접속해서 우측 하단에 떠 다니는 '톡상담' 이란 말풍선을 클릭하면 이용이 가능하다.

스마트 톡 추천은 아직 챗봇 기능이 도입된 것은 아니지만 자동화된 추천 로직과 상담원의 상세한 상담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질문 메세지는 자동으로 나가고 있지만, 최종 상품추천은 상담원 투입으로 정확도를 높여 고객만족을 이끌어 내고 있다. 고객이 질문 후 대답까지는 보통 수초에서 길어야 수십초 매우 빠르게 답변을 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롯데닷컴은 향후에 실질적인 챗봇 도입을 통해 고객이 인공지능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정교한 추천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밖에 롯데닷컴은 질문을 음성으로 입력 시 결과 페이지를 알아서 보여주는 ‘지능형 음성검색 시스템’을 지난해 3월 국내 쇼핑업계 처음으로 선보였다. 롯데닷컴 모바일 앱 검색창 옆에 달린 마이크 버튼을 이용해 "요즘 제일 잘나가는 원피스는?" "결혼식 하객룩으로 적합한 스타일을 찾아줘~" 라는 질문을 입력하면 관련 결과상품을 찾아준다.

올 3월에는 “카드 행사 찾아줄래?”, “현재 행사중인 청바지 매장 찾아줘”와 같은 음성인식도 가능해졌다. 하반기에는 “친구 OOO한테 지금 보고 있는 상품 선물해줘” 또는 “할인 적용되는 카드로 장바구니에 담긴 상품 결제해줘” 명령까지 소화가 가능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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