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홀딩스 주총, 신격호 총괄회장 70년만에 경영에서 완전히 손떼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 왼쪽), 신동주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

[위클리오늘=이소연 기자] 24일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에서 롯데 경영권을 두고 다시 맞붙었던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이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회장에게 또 패했다.

롯데그룹은 이날 오전 한일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일본 롯데홀딩스가 도쿄 신주쿠 하쓰다이 본사에서 개최한 2017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기가 만료된 신격호 총괄회장이 이사직을 퇴임하고 명예회장에 취암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1948년 도쿄(東京)에서 롯데홀딩스의 전신인 (주)롯데를 창업한 지 약 70년 만에 롯데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됐다.

신동주 부회장 측은 아직 이렇다할 공식적인 입장 발표를 하지 않았지만 2015년 7월 이후 발생한 경영권 분쟁을 ‘쿠데타’로 규정,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 전 부회장의 이사직 복귀때까지 ‘무한 주총’을 선언한 만큼 롯데가의 골육상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현재 롯데의 국내 지주사가 설립되지 않은 상황으로 롯데홀딩스가 신동빈 회장에게 등을 돌린다면 신 회장은 언제라도 총수자리에서 강제 하차될 수 있다.

24일 롯데홀딩스 주총에서는 아울러 신동빈 회장과 사외이사 2명을 포함한 8명이 의결권 과반수 찬성으로 재선임됐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 측이 다시 제안한 신 총괄회장의 비서였던 이소베 테츠(磯部哲), 경영권 분쟁과 맞물려 지난 2015년 이사직에서 물러났던 노다 미츠오(野田光雄) 등 이사 4명 선임건 및 모토 다케시(本村健) 감사 1명 선임건은 모두 부결됐다.

신동빈 회장은 이로써 2015년 8월, 2016년 3월과 6월의 롯데홀딩스 주총 표대결에 이어 이날 주총까지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4연승을 거뒀다.

하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경영권 탈환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신동주 부회장 측 관계자는 이날 주총 결과에 대해 “신동주 부회장이 일본롯데홀딩스 1대주주로 사실상 대주주 역할을 해 무한주총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현재 유일하게 생존해 있는 대한민국 1세대 창업주인 아버지가 쫒겨나 있는 상황으로 그 부분을 정상화시키고 아버지의 명예회복이 될 때까지 주총은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롯데 자체가 일본인 경영인 쪽으로 넘어가 있는 부분을 신격호 총괄회장 품으로 돌리는 것이 두 번째 목표”라며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본롯데홀딩스 의결권이 많기 때문에 경영권 분쟁은 종료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롯데홀딩스의 신동주 부회장 측 지분은 신 부회장 본인 2.0%와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자산관리회사인 광윤사를 통한 지분 33%다. 광윤사의 의결권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단독으로 행사한다.

반면 신동빈 회장의 롯데홀딩스 지분은 1.4%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롯데홀딩스 이사진 및 조합원(약 30%), 일본인 경영인 쪽에 넘어가 있는 종업원지주회(약 30%)의 지지로 그룹 총수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13개 달하는 일본 롯데 계열사의 지주회사일 뿐 아니라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19%를 보유한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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