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구단비ㆍ임선우 유스프레스 청년기자] 식사를 하고 입가심으로 먹는 과자의 비닐봉지, 음료수에 꽂혀있던 입 몇 번 안 댄 빨대 등 길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다양한 쓰레기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이들이 있다.

지난 2013년 처음 문을 열어 현재 서울 은평구 혁신파크에서 자신들만의 꿈을 펼치고 있는  ‘져스트 프로젝트(JUSTPROJECT)’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자신을 '쓰레기 덕후'라 불러 달라는 이영연 대표가 이끄는 져스트프로젝트는 필리핀 국적의 ‘만들기 장인’ 14명이 함께 힘을 모아 쓰레기를 재미있고 유용한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곳이다.

무엇이 이들로 하여금 국경을 초월한 인연으로 버려진 쓰레기를 혁신적이고 독창적인 제품으로 만들어 내게 하는지 유스프레스 청년기자가 현장을 방문했다.

기후문제에 대한 생각이 ‘쓰레기 업사이클링’으로

이영연 대표는 과거 필리핀에 거주하고 있는 부모님을 만나러 갔을 때 현지의 기후문제나 일자리 문제로 고통을 겪는 이들을 목도하게 됐다.

집이 홍수에 떠밀려가고 도로가 물에 잠기는 절박한 상황 등을 보며 이 대표는 기후문제의 심각성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게 됐다.

또한 현지 여성들이 일자리 부족으로 자신에 맞지 않은 일들을 하거나 한 가지 일을 꾸준히 할 수 없는 상황을 이해하게 됐다.

이 대표는 당시 이같은 경험이 계기가 돼 현재의 져스트프로젝트를 만들게 됐다고 한다. 심각한 기후문제와 일자리 부족을 겪는 이들을 위해 집을 지어주고 싶었고 이를 위해 돈을 모아야한다는 고민에 도달했다는 것.

하지만 단순히 집을 지어주는 일보다는 후에 그것을 관리하는 일이 더욱 관건이었다. 이 대표는 한 가족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 만큼의 지속적인 일자리를 제공해주는 것이 진정으로 그들을 자립시키는 방안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이 대표는 필리핀 사람들과의 동행이 시작됐다.

 

어떤 보람이 져스트 프로젝트를 혼자 꾸릴 수 있도록 돕는 걸까

이 대표는 “제일 좋은 건 우리가 정말 친구가 됐다고 느낄 때예요”라며 동료들 이야기를 꺼냈다.

필리핀에서 작업하는 14명의 동료들의 가족이 형편이 좋아져 학업을 다시 시작하거나 하는 새로운 소식이 반갑고 무엇보다 함께 일하는 관계가 좋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같이 일하고 각자 일상을 책임져주는 관계”라며 "사람을 뜻하는 人처럼 서로 기대고 있어 힘들 때면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힘이 난다"고 말했다.

져스트 프로젝트는 정답을 향해 가지 않는다.

도전의 연속인 져스트 프로젝트를 이끌어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이 대표는 “그냥 제게 주어진 시간과 그 상황에 최선을 다 하는 편이에요”라며 웃었다.

악바리처럼 살아야 했던 유년기를 보내 그런 습성이 몸에뱄다는 설명이었다. 청년에게 전할 수 있는 메시지가 있을까라는 질문에는 "할 말이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 대표는 “관심 있는 디자이너들이나 학생분들 오시면 하지 말라고 해요”라며 힘든 길이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좀 더 나은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자신도 청춘이라며 웃던 이 대표는 “정답은 없는 것 같다”고 답했다.

정답이 아닌 독자적인 길을 걷는 져스트 프로젝트에 좋은 일이 생겼다. 매장을 갖는 것이 안전한 유통망을 확보하는 일이지만 여건상 매장을 운영할 수 없어 고민이 많았던 이 대표는 올 초 작정하고 국외 여행을 다녀왔다.

이 대표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보고 싶고, 어떤 새로운 방법이 있을 것 같아서 배워보려고 다녀왔다”며 "팝업 매장 아이디어를 얻어왔다"고 설명했다. 해외의 경우 좋은 장소에 한 브랜드가 3~4개월 정도 팝업 매장을 열어 판매한다는 전언이다.

거기에 아이디어를 얻은 이 대표는 전국 순회 팝업 매장을 생각해냈고 다음 주 제주도부터 순회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툴툴거릴 게 아니고 방법을 찾아보자 싶었어요”라며 “내년에는 재밌는 기회가 생겨서 이탈리아와 스페인 쪽에 팝업도 나갈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흔하지 않은 소재로 재밌는 작업을 하는 디자인 회사로 기억해주세요”

이 대표는 “단순히 필리핀 사람들이 쓰레기로 만든 환경적 제품이기에 사달라고 광고하는 건 소비자들에게 거부감만 일으킬 뿐”이라며 "사람들은 제품을 구매할 때 예쁘거나, 신기해서 또는 선물하고 싶기에 구매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제품 그 자체로도 쓸모 있는 것을 만들고자 해요”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어떤 원대한 꿈을 가지거나 세상을 바꾸는 회사라고 설명하고 싶지는 않다"며 “재밌고 멋있는 작업을 하는 회사로 기억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언갈 바꾸겠다고 생각하는 건 오만한 것 같다"며 고개를 젓던 이씨는 “제가 바뀌는 것이 세상이 바뀌는 것 아닐까요?”라며 웃기도 했다.

자신을 ‘쓰레기덕후’라며 어떤 쓰레기를 가졌는지 자랑하던 이영연 대표는 “그냥 디자인 회사로 기억해달라"고 부탁했다.

한편 져스트 프로젝트의 제품들은 6월말 오픈 예정인 져스트 프로젝트의 홈페이지에서 만날수 있다. 오프라인으로는 오브젝트 홍대점, 삼청점, 부산서면점이 소비자를 기다리고 있다. 그 외에도 ‘JUSTPROJECT’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소비자와 소통의 장을 확대하고 있다.

<구단비ㆍ임선우 기자는 유엔해비타트 유스프레스 청년기자로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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