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태원 회장 朴-崔 공판 증인 출석.."안종범 통해 SK그룹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금액 확인"

▲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김성현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독대하며 SK그룹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금액을 확인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박 전 대통령은 출연금액을 확인하며 최태원 회장에게 향후에도 협조를 부탁한다는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면세점 탈락, CJ헬로비전 인수 등의 현안을 박 전 대통령에게 전한 사실 등 뇌물죄 성립의 핵심 진술이 공개됐다.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뇌물죄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최태원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SK그룹의 출연금을 물었고 안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에게 지원 사실을 알렸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법정에서 검찰이 "안 전 수석에게 금액을 들은 박 전 대통령이 최 회장에게 'SK그룹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해준 데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두 재단에 관심과 협조를 부탁한다'는 취지로 말했나"라고 묻자, 최태원 회장은 "그런 말씀을 하셨다"고 답했다.

검찰측은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실에서 작성한 ‘대통령 말씀자료’에 SK그룹 등 대기업들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납부한 출연금 현황이 표로 정리됐으며, 감사표시와 함께 지속적인 협조 요구 등이 적혀있었다고 설명했다.

최태원 회장은 또 면담자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장애인스포츠 활성화와 관련해 대기업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은 박 전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워커힐 면세점 탈락, CJ헬로비전 인수 등의 그룹현안도 전했다.

검찰은 “안 전 수석이 SK그룹 현안으로 워커힐 면세점 사업 지속 문제 있다고 대통령이 증인에게 ‘면세점 선정에 절차 상 문제가 있었던 거 같다. 제도 개선 방안 마련 중’이라고 말했나”고 묻자 최태원 회장은 “그런말 한 것으로 기억된다”고 답했다.

SK그룹의 헬로비전 인수와 관련해서는 박 전 대통령이 ‘알겠다’ 정도의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최태원 회장은 박 전 대통령에게 중국 단둥 경제특구, 에코시티, 프리존 지역 등의 안건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내용은 안 전 수석의 수첩에 적혀있었으며 김창근 SK이노베이션 회장 수첩에도 같은 내용이 기재됐다.

최태원 회장은 박 전 대통령 독대 당시 동생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가석방 문제도 꺼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자심만 나왔으며(사면됐으며) 동생이 아직 못 나와 조카들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자신만 먼저 사면돼 제수씨와 조카들을 생각하면 최 수석부회장이 교도소에 있는 것이 늘 미안한 마음이고 큰 짐이었지 않냐"고 묻자, 최 회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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