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2일 상장기념식에서 성공적인 IPO를 기념해 춤을 추며 상장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넷마블게임즈 임직원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방상훈 기자] 올해 코스피 IPO(신규상장) 최대어로 꼽히며 무려 2조661억원의 공모자금을 쓸어담으며 대박을 터트렸던 모바일게임업체 넷마블이 상장 초반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상장 첫날인 12일 소폭(1.82%0 하락하며 코스피에 데뷔한 넷마블은 이후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17일 공모가 아래로 추락하며 굴욕을 맛봤다. 상장 후 3일동안 소폭 내림세를 보이더니 12일엔 7.69% 폭락하는 부진은 흐름을 보였다.

넷마블은 12일 종가기준 시가총액 13조7260억원으로 게임대장주인 엔씨소프트(7조690억원)를 거의 더블스코어 차이로 추월하며 코스피 전체 시총 랭킹 21위로 시작했다. 그러나 18일 오전 9시40분 현재 시총 12조2858억원으로 26위로 주저앉았다.

넷마블이 부진을 계속하자 엔씨소프트가 반등했다. 엔씨는 17일 전일대비 4.46%오른 37만4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4월19일 이후 거의 한 달만에 기관, 외국인 동시 순매수를 기록하며 넷마블과 대조적인 흐름을 보여고 있다.

비록 초반이지만, 넷마블의 주가 약세는 단순한 추세 하락은 아니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넷마블의 당초 공모가 자체가 본질가치에 비해 높게 책정됐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상당한 거품이 있다는 의미다.

넷마블은 사실 작년 실적이나 재무상태면에서 기존 게임대장주인 엔씨소프트에 못미침에도 주가나 시가총액은 월등히 높아 거품이 많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 1분기 실적 역시 시장의 기대에 못미친다.

넷마블의 주요 주주중 하나인 CJ E&M의 분기 보고서에 언급된 넷마블의 올 1분기 매출액은 6875억원. 작년 동기 대비 110.5%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171.6% 증가한 1155억원에 달했으나 작년말 오픈한 리니지2레볼루션이 초대박을 터트린 것에 비춰보면 기대 이하의 실적이다.

작년 인수한 카밤스튜디오 매출의 연결 시점이 3월로 지연되면서 매출액이 추정치를 하회했다는게 일부 증권사의 분석이지만, 이 회사의 IPO대박의 견인차인 리니지2레볼루션이 서비스 초기 1달만에 2000억원이 훌쩍 넘는 매출을 올렸던 것을 감안하면 의외의 성적표다.

넷마블 주가 부진의 또 다른 이유로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의 역습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 IP를 기반으로 넷마블이 내놓은 리니지2레볼루션이 아이러니하게 엔씨가 직접 자체 IP인 리니지를 기초로 개발한 리니지M 역풍에 밀리고 있는 셈이다.

실제 사전예약 형태로 유저를 모으고 있는 리니지M이 본격적인 사전 마케팅에 나선 이후 넷마블의 대표적인 캐시카우인 리니지2레볼루션의 상승세가 크게 둔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도 그럴 것이 리니지2레볼루션과 뿌리같 같은 리니지M의 사전예약 가입자는 400만명대에 이른다.

설상가상 엔씨는 지난 16일 쇼케이스를 열어 출시일을 내달 21일로 확정, 사전예약 돌풍이 본 서비스에 까지 이어진다면 리니지2레볼루션의 부진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엔씨는 이미 예약자 400만명을 대상으로 캐릭터 사전 생성을 시작하며 분위기를 한 껏 끌어올리고 있다.

문지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리니지M은 리니지2 레볼루션과 동일한 IP에 기반한 같은 장르의 게임이라는 점에서 기존 리니지2 레볼루션 유저를 끌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증시 일각에선 넷마블이 단기적으로는 조정 받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실적과 배당 등에서 투자 매력이 있다고 긍정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변수는 리니지2레볼루션 해외 출시와 '블레이드앤드소울' '테라' 등 넷마블이 유명 IP를 활용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신작 출시 등이 시장에서 얼마나 먹히느냐에 달려있다.
이들 대작게임이 레니지2레볼루션에 버금가는 히트를 치면 또다시 강한 반등이 예상되지만, 반대의 경우는 더 큰 하락을 면치 못할 수도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넷마블 주가는 3분기 이후 리니지2 레볼루션 글로벌 출시와 킹오브파이터즈, 요괴워치 등 글로벌 IP 기반 신작 출시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리니지2 레볼루션의 경우 특히 중국에서 IP 인지도가 높고 MOMRPG류의 인기가 높아 흥행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넷마블게임즈에 비해 실적이나 재무상태, 글로벌 인지도 등 여러면에서 월등히 앞서는 넥슨이 일본 증시에서 시총이 10조원을 크게 밑돌고 있다는 점에서 넷마블의 현재 주가밸류에이션은 과도하다는 거품론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라이프사이클이 기존 PC온라인게임 비해 짧은 모바일게임 특성상 넷마블이 공모 당시의 인기를 유지하려면 신작 출시보다는 인수합병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3조원에 육박하는 공모자금을 바탕으로 어떤 업체를 인수하느냐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넷마블 주가는 18일 오전 10시25분 현재 전일 대비 2.43% 상승한 14만7500원을 기록하며 상장 후 계속돼온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다.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