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년만에 경영일선에 컴백, '그레이트 CJ' 프로젝트를 재가동할 이재현 회장.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최희호 기자] 작년 8월15일 광복절특사로 풀려난 후 지병 치료에 집중해왔던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돌아온다. 2013년 7월 배임, 횡령, 조세포탈 등으로 전격 구속 수감된 이후 거의 4년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하는 것이다.

이재현 회장은 17일 수원 광교신도시 통합 연구개발센터 'CJ블로썸파크'에서 열리는 '온리원 컨퍼런스' 행사에 향후 경영승계 후보가 될 두 자녀, 즉 이경후 CJ미국지역 본부 통합마케팅팀장과 경영 수업 중인 아들 이선호 CJ제일제당 과장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병세가 호전돼 지난달 귀국한 이 회장은 컴백설이 기정사실화된 이후 자신의 복귀를 대외에 공식적으로 알린 셈이다. 온리원 컨퍼런스는 CJ그룹이 뛰어난 실적을 올린 직원을 시상하는 잔치다.

7년전 바로 이 자리에서 2020년까지 매출 100조원, 해외매출 비중 70%를 달성하겠다는 일명 '그레이트 CJ2020' 플랜을 밝힌게 이 회장이다. 4년만의 경영컴백 자리를 온리원 컨퍼런스로 택한 명분이 충분한 셈이다.

이 회장은 경영복귀와 함께 '그레이트CJ' 플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이고, 공격적인 경영을 재개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4년에 달하는 오너 공백으로 수세에 몰렸던 CJ가 재도약을 위한 인수합병(M&A)에 나설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는 이유다.

CJ는 총수 부재기간 중 코웨이, 대우로지스틱스, 티몬, 동부익스프레스, 동부팜한농, 맥도날드, 동양매직 등 대형 딜에 뛰어들었다가 중도포기하거나 탈락하는 아픔을 맛봐야했다. 결정적 배팅을 수반하는 M&A에서 오너의 결단이 없이는 성공하기 어렵다.

삼성그룹이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으로 대형 M&A가 올스톱된 것이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법적문제가 해결되자마자 도시바 반도체부문 인수 전선에 직접 뛰어들어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경영에 컴백한 만큼 이 회장은 과거와 달리 과감한 투자와 빅딜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재계에선 이미 이 회장이 복귀에 앞서 어느 정도 빅딜 대상을 선정해 놓았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고성장을 거듭하던 CJ는 이 회장 공백기에 답보상태에 빠졌었다.

지난해 CJ그룹의 총 매출액은 30조원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이 회장이 구속되던해인 2013년 26조원 가량에서 거의 제자리 걸음을 한 것이다. 2020년까지 매출 100조원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던 이 회장으로선 마음이 급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회장이은 바이오, 물류, 문화콘텐츠 등이 3대 축을 중심으로 미래 핵심역량을 키워나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인사에서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 중심적으로 단행된 것도 이 회장의 이같은 의중이 상당부분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다만 이 회장은 당장 등기이사로 이사회에 복귀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1994년 이후 22년간 CJ제일제당 등 7개 주력회사의 등기이사를 맡아왔지만 비자금 문제가 불거진 이후 2014년부터 순차적으로 등기이사직을 내려놓은 상태다. 다시 등기이사에 오르기 위해선 주주총회를 열어야하는 상황이다.

4년여에 걸친 우여곡절과 공백기를 거쳐 17을 컴백한 이재현 회장이 CJ그룹의 재도약을 위한 승부수가 어떤 모습으로 드러날 지 사뭇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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