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일본, 중국 등 조선 3강의 수주경쟁이 삼국지를 방불케한다. 사진은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 전경.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홍정기 

▲ 한국, 일본, 중국 등 조선 3강의 수주경쟁이 삼국지를 방불케한다. 사진은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 전경. <사진=뉴시스>

기자] 글로벌 조선시장 패권을 둘러싼 한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 3국간의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마치 위, 촉, 오 간의 삼국지를 방불케하는 경쟁에서 4월엔 대한민국이 웃었다.

3위 일본이 다시 한국을 추월한 가운데 중국, 일본, 한국 등의 1위 다툼이 치열하다. 이런 가운데 4월 전 세계 선박 수주 경쟁에서는 한국이 중국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한동안 세계 최강의 조선 강국을 자랑하다가 중국의 저가 수주 경쟁이 밀려 선두를 내주기도 했던 한국으로선 최근 대형 수주가 잇따르며 선전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도체 슈퍼호황으로 수출이 급증세를 타면서 이 열기과 점차 화확제품 등 다른 전통업종으로 확산되는 추세여서 대표적인 수출주력업종 이었던 조선업의 분위기 반전 여부가 주목된다.

10일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4월 한 달간 국가별 수주실적에서 한국이 34만CGT(12척)을 수주해 가장 많은 실적을 기록했다. 중국은 26만CGT(13척)로 2위를 차지했으며 일본은 4월에 수주가 아예 없었다.

한국이 수주한 12척의 선박은 대우조선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3척, 현대삼호중공업 VLCC 3척, 현대미포조선 에틸렌·LPG운반선 2척, STX조선 석유제품운반선 3척, 대선조선 석유제품운반선 1척 등이다.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75만CGT(표준화물 환산톤수, 28척)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 발주량 95만CGT(59척)에 비해 약 20만CGT(31척) 감소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올 1~4월 누적 전 세계 발주량은 471만CGT(179척)으로 전년 동기 451만CGT(179척)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수주실적은 중국 143만CGT(78척)로 1위다. 다음은 한국으로 123만CGT(34척), 이탈리아 74만CGT(8척), 핀란드 33만CGT(2척), 일본 25만CGT(11척)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이탈리아와 핀란드의 수주실적 증가는 크루즈선과 여객선 때문이다.

수주 잔량은 최저치를 매달 갈아치우고 있다. 클락슨이 집계한 4월 말 기준 전 세계 수주잔량은 7824만CGT로, 한달 전(7970만CGT)보다 더 줄어들었다. 세계 수주잔량이 8000만CGT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04년 6월말(7814만CGT) 이후 무려 12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국가별 수주 잔량은 여전히 중국 2682만CGT로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을 다시 추월한 일본이 1773만CGT로 2위, 한국 1762만CGT 순으로 3위다.

한편 지난달에는 주요 선박의 가격 하락세가 모처럼 멈춰선 점이 눈에 띈다. 유조선 가격은 지난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4개월 연속으로 매달 척당 50만~200만 달러씩 하락했으나, 4월에는 선가 하락이 멈췄다.

국내 대형 조선업체가 최근 잇따라 수주한 VLCC는 척당 8000만 달러를 기록 중이고, 수에즈막스급 유조선은 척당 5300만 달러, 아프라막스급 유조선은 척당 4300만 달러가 유지되고 있다.
케이프사이즈급 벌크선은 척당 50만 달러가 오르는 등 가격이 상승했다. 지난해 9월 척당 4175만 달러에서 4200만 달러로 25만 달러 상승한 이후 약 7개월가량 선가가 유지돼 오다가 다시 상승한 것이다. LNG선은 지난 3월에 이어 4월에도 척당 200만 달러씩 선가가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유조선 선가 하락이 멈추고 벌크선 선가가 오른 것은 선가가 바닥을 쳤다는 의미"라며 "업황이 향후 살아날 것을 암시하는 좋은 신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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