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는 머스크 CEO. 테슬라 주가가 폭등하면서 머스크는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홍정기 기자] 주식시장에선 현재가치보다 미래가치를 더 인정받는게 일반적이다. 지금보다 앞으로 주가가 더 오를 일이 많은 종목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주식시장의 생리 때문이다.

전기자동차가 미래 친환경차의 꽃으로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전기차 1위업체인 미국 테슬라의 주가가 최근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 이를 상징적으로 대변한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부진 속에서 기존의 완성차업체 주가는 고전하고 있지만, 전기차업체는 실적에 상관없이 성장 가능성만으로 급등세를 보이며 주식시장의 총아로 떠오르고 있다.

10일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가 3.26% 오른 312.39달러에 마감하며 시가총액이 515억4200만 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제너럴 모터스(GM)의 시가총액 502억1600만 달러보다 13억 달러가 더 많다.

지난 3일 미국 자동차업계 2위 포드를 추월한 테슬라가 이제 명실상부한 미국 자동차업계를 대표하는 주식으로 등극한 것이다.

테슬라는 113년 전통의 포드 자동차를 넘어서며 "이젠 전기차시대"임을 대외만방에 과시한데 이어 마지막남은 GM까지 제치며 적어도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미국 넘버1' 자동차 회사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테슬라 주가의 급등은 연말로 예고된 보급형 전기차 '모델3'의 안정적 생산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GM이 최근 플러그인 차량인 시보레볼트를 머스크의 모델3와 비슷한 가격에 내놓았지만, 100년이 넘은 이 회사는 훨씬 규모가 작고 수익도 내지 못하는 테슬라의 열정을 따라잡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최근 테슬라의 머스크 CEO가 소유하고 있는 민간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가 재활용 로켓을 이용해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 우주선 발사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도 주가 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머스크의 초고속진공열차 사업체인 하이퍼루프원(Hyperloop One)이 7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의 비전' 행사에서 미국 전역에 11개의 노선을 구축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것 등도 테슬라 주가의 견인차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올들어 테슬라 주가는 40% 가량 급등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의 주가가 주당 380달러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추가 상승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그러나 올해 9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낼 것으로 보이는 GM이나, 63억 달러의 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되는 포드 차와 비교하면 테슬라는 실적은 열악하기 짝이없다는 점에서 버블논란은 쉽사리 사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테슬라는 올해 약 9억5000만 달러의 적자를 볼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이 분석하고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지난해보다 2만대를 더 생산한다고 해도 올해 불과 10만 대의 차를 팔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만성 적자기업 테슬라가 연간 1천만 대를 판매하는 GM과 수 백만 대를 생산하는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 등을 시총에서 넘어선다는 것은 난센스"라고 강조했다.

테슬라가 시총으로 포드, GM을 차례로 제치면서 이제 전 세계 자동차 회사 가운데 도요타, 다임러AG, 폴크스바겐, BMW, 혼다에 이어 6위가 됐다.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우며 만성적자에 허덕이면서도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미국 증시에 입성한 테슬라가 미국 자동차업계 시총 1위에 등극하며 "앞으로는 전기차가 대세"라는 것을 웅변하고 있다.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