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드보복 조치로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는 롯데가 지난 26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에 중국어로 '당신을 이해합니다, 그래서 기다립니다'라는 문구가 게시,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최희호 기자] 중국이 사드보복 조치의 일환으로 자국인 단체관광객, 이른바 '유커'들의 방한을 규제, 중국관광객의 발길이 뜸해진 가운데 유커의 빈자리를 일본 관광객이 채우고 있어 주목된다.

중국이 정부까지 나서 유커들의 방한에 제동을 걸면서 국내 여행업계와 백화점, 면세점 등 유통업계 매출이 30% 이상 급감하는 등 직격탄을 맞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일본 관광객수가 눈에띄게 늘어나는 추세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업계에 따르면 한국을 찾는 일본 관광객은 2013년 275만여명을 정점으로 2014년 228만여명, 2015년 184만여명으로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으나 지난해부터 상승세로 턴어라운드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일본 관광객수는 약 230만명으로 전년 대비 25% 가량 증가했다. 사드 보복이 본격화하고 유커들의 방한을 규제하기 시작한 올 2월까지 일본 관광객수가 19만여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8% 급증했다.

이에 따라 국내 유통업계는 일본 관광객 잡기에 혈안이 돼 있다. 일본 관광객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매출의 상당 부분을 유커들로부터 발생해왔던 면세점 업계는 최근 유커 방한이 급감, 일본관광객 잡기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23일과 24일 롯데호텔, 롯데물산, 롯데월드어드벤쳐와 함께 일본 도쿄, 오사카 등지에서 '한국여행상품박람회'를 성황리에 개최하고 일본 관광객 유치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3일 도쿄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이번 박람회에는 도쿄 현지 여행사 60곳이 참석, 한국 여행상품 상담을 진행했다. 24일 오사카에서도 40여개 현지 여행사가 참석, 한국 여행상품 소개와 상담을 진행했다.

롯데면세점은 작년 9월부터 '일본인 관광객 활성화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 도쿄와 오사카는 물론, 후쿠오카, 홋카이도 등의 일본 전 지역의 여행사를 방문해 한국 여행상품 홍보활동을 펼쳐왔다.

롯데면세점 긴자점 인근 옥외홍보 · 일본 주요 잡지, 온라인 채널 홍보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일본인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롯데는 내달 잠실 제2롯데의 그랜드오픈에 맞춘 타깃 마케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는 "잠재적 관광객들이 있는 해외 현지와의 직접 교류를 통해 중국인 관광객에 편중된 국내 관광시장의 균형있는 기반 조성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 갤러리아면세점도 JTB, 한나라, 루크코리아, 우노에 이어 이달 초 이코리아 등 5곳의 여행사와 추가로 일본 관광객 송객 계약을 완료했다.

다음주부터 일본 현지를 방문해 일본 내 강소 여행사와의 개별접촉을 통해 면세점 홍보 및 송객계약 체결할 예정이다.

갤러리아면세점은 또 일본인 개별고객, 일본 기업 단체 고객 유치를 위해서 일본인 고객 데이터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호텔 더 플라자와 일본 현지 사업장을 운영하는 한화생명, 한화토탈, 한화큐셀, 한화테크윈 등 한화그룹의 보유한 다양한 일본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갤러리아면세점은 일본 관광객 국내 송객을 전문으로 하는 국내 인바운드 여행사 및 일본 현지 여행사와의 협력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도 일본 관광객 유치를 위해 JR규슈고속선과 공동으로 부산에서 갈맷길 걷기대회를 정기적으로 열기로 했다.

사드보복 사태에서 보듯 불확실성이 큰 중국에만 의존하다가는 크루즈관광산업이 언제든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어 관광객 다변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유통업계 전문가들은 "중국이 사드보복에다 혐한 분위기가 고조돼 유커는 물론 개별관광객(싼커)까지 줄어들어 이제 더이상 중국인만 바라볼 수 없는 실정"이라며 "일본은 물론 동남아 등지로 고객을 다변화하는 전략만이 살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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