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션업계에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다. 일부 브랜드를 정리하는가 하면 몇몇 업체는 아예 사업부 매각까지 추진하는 상황이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임수예 기자] 불황 탈출에 사활을 걸고 있는 패션업계가 과감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현대백화점 그룹만은 공격적인 M&A(인수합병)에 나서 업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실적악화로 위기에 빠진 패션업계는 일부 브랜드에서 발을 빼는가 하면, 사업부 자체를 정리하는 등 구조조정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남성복 '엠비오'와 잡화 '라베노바' 사업을 전격 정리했다. 실적이 부진한 엠비오, 라베노바는 2017년 2월까지만 영업을 한 뒤 사업을 중단키로 했다.

삼성물산은 또 브랜드 효율 제고와 사업 포트폴리오를 새로 짜기 위해 '로가디스컬렉션'과 '그린'을 프리미엄군 '갤럭시'와 중저가군 '로가디스'로 재편한다. '빈폴 키즈'는 '빈폴맨'으로 통합키로 했다.

대신에 삼성물산은 브랜드 재편과 더불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SPA 브랜드와 라이프스타일샵 사업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캘빈클라인, 타미힐피거, DKNY, 클럽모나코 등 수입 브랜드와 오브제, 오즈세컨, 세컨플로어 등 자체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SK네트웍스 역시 패션부문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SK네트웍스는 지난 19일 공시조회 답변을 통해 현대백화점과 패션부문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패션부문 매출은 지난해 20조3553억 원으로 전체 사업 비중 대비 3%에 불과한데다가 SK네트웍스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한다는 그룹 전략에 따라 패션부문을 정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LF와 LS네트웍스도 패션사업 철수를 본격화했다. LF의 경우 남성 캐주얼 일꼬르소와 여성 캐주얼 질바이질스튜어트를 지난 상반기 백화점 매장에서 철수했다. LF는 백화점 매장보다 온라인 채널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LS네트웍스는 프로스펙스만 남긴 뒤 나머지 브랜드에 대한 정리 수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독일 브랜드 잭울프스킨과 스위스 피크퍼포먼스 등의 사업도 접었고, 스케쳐스의 지분 매각을 공식화했다.

패션업계에 이처럼 구조조정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은 현재의 패션시장 트렌드로는 장기화된 불황을 헤쳐나갈 동력을 모으고 어렵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결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국내 패션시장 규모를 전년 대비 2.6% 성장한 약 39조 원 규모로 전망하면서 패션사업 전반이 성숙기에 진입함에 따라 제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현대백화점 그룹이 운영하고 있는 한섬은 타사 브랜드 인수를 추진하는 등 오히려 공격경영에 나서 업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012년 한섬을 인수한 데 있어 최근에는 SK네트웍스 패션부문까지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한섬은 신규 여성복 브랜드 '래트 바이티'를 론칭하기도 했으며 중국 현지 업체와 독점 유통계약을 체결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패션업계 불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대기업을 필두로 기존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서 업계의 새판짜기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이같은 구조조정 열기가 중소, 중견 패션업계로 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예상하고 있다.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