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진해운이 미국 롱비치터미널까지 매각을 추진 중이다. 잇단 알짜 자산 매각으로 이 회사의 회생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송원석 기자] 한진해운이 최고 노른자 영업권인 아시아-미주 노선 영업망에 이어 또 다른 알짜 재산인 미국 롱비치터미널 매각에 나섰다.

업계에선 잇단 알짜 자산매각이 사실상 청산절차를 밟는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미주노선 영업망과 롱비치터미널 지분은 한진해운의 마지막 알짜자산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진해운은 21일 미국 자회사 TTI가 운영하고 있는 미국 롱비치터미널의 지분 전량을 매각키로 하고 전날 법원의 승인을 거쳐 매각 주관사를 선정했다.

롱비치터미널은 연간 300만 TEU(1TEU는 6m 길이 컨테이너 1개) 이상의 화물 처리 능력을 자랑하는 미국 서부항만 내 최대 규모 터미널이다. 미국 서부항만 컨테이너 물량의 30% 이상을 처리한다.

한진해운은 TTI를 통해 롱비치터미널 지분의 54%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 46%는 세계 2위 선사인 스위스 MSC의 자회사 TIL이 갖고 있다.

2대주주인 TIL은 한진해운이 롱비치터미널 지분을 매각할 경우 이를 우선 매수할 수 있는 권리도 함께 갖고 있어 유력한 인수 후보로 떠올랐다.

한진해운 롱비치터미널 지분 매각가는 약 1000억 원 정도가 추정된다. 만약 가격 문제 등으로 MSC의 인수가 불발될 경우를 준비해 현대상선도 인수 채비에 나서고 있다.

롱비치터미널의 높은 가치를 감안해 우리 정부도 1조4000억 원 규모로 조성하기로 한 선박펀드를 통해 현대상선에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 알짜 영업망과 자산 매각 등을 동시 추진하면서 한진해운은 회생 가능성이 더욱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진해운이 미주노선 운영을 통해 얻는 수익이 전체의 절반이었다는 점에서 차포 다 떼고는 더이상 국적 원양선사로서의 재기가 불가능해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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