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대금융지주 영업이익 추이 <자료=NH투자증권>

[위클리오늘=신민호 기자] 지난해 4분기 국내 금융지주사 실적이 전분기 대비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DLF사태와 희망퇴직 등의 이슈로 추산된 실적이 더욱 감소할 수 있다는 관측과 함께 저금리·저성장기조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올해 업권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금융권에 제기되고 있다.

16일 금융권에서 추산한 지난해 4분기 4대금융지주(신한·KB·우리·하나)의 당기 영업이익은 3조980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24.51%(1조60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감소세에 대해 금융권은 금리하락으로 인한 순이자마진 하락과 계절적 요인에 따른 판관비 증가를 원인으로 꼽았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7월과 10월 두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시켰다. 이로 인해 예대금리차가 좁혀지며 은행의 주요 수익원이라 할 수 있는 이자수익이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NIM(순이자마진)의 감소세가 부각되고 있는데 지난해 말 4대 금융지주의 평균 NIM은 1.69%로 전년 대비 0.15%포인트나 감소했다.

또한 연말 희망퇴직이나 충당금 등 계절적인 요인으로 인해 지난해 4분기 4대금융지주의 판관비는 5조2650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15.74%(7160억 원) 가량 급증하면서 실적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지난해 발생한 DLF(해외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 사태와 관련한 배상판결로 대규모 일회성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희망퇴직 프로그램 규모에 따라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거나 고위험 신탁상품에 대한 총량 규제로 인한 비이자수익 감소 등 부정적인 이슈가 도사리고 있어, 금융권은 다음달 발표될 최종실적이 현재 추산된 실적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실적 감소세가 올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지난 5일 금융연구원 주최 '2019년 금융동향과 2020년 전망 세미나’에서 김병덕 선임연구위원은 “가계부채와 부동산 안정화 대책 등의 영향으로 가계대출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라며 “이를 상쇄할 만큼의 기업대출 확대는 어려울 것인 만큼 은행 수익성이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해당 세미나에 따르면 지난 2017년(5.7%)부터 지난해 상반기(6.1%)까지 꾸준히 증가해 온 대출증가율이 하반기에 들어서며 약 0.3~0.5%포인트 가량 감소할 것으로 관측했으며, 올해 말에는 5%대 초중반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저금리기조로 끊임없이 시장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김 연구위원은 “향후 대내외 경제·금융환경 변화에 따라 반등할 수 있지만, 이를 감안해도 올해 순이자마진은 지난해보다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오픈뱅킹과 핀테크 기술 도입으로 인한 경쟁 심화 ▲소비자보호 관련 비용 상승 및 수수료 관련 영업의 위축 가능성 ▲대손비용 상승 가능성 등의 요인들로 ROE(자기자본이익률)이 기준 7% 초반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금융권은 올해 은행권 전망에 부정적인 요소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조보람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은행업권은 경기하방 리스크와 분리될 수 없는 영업환경으로 성장성 및 수익성이 모두 둔화될 것”이라며 “전반적인 감익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때문에 장기간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지적 받아온 비용구조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의미 있는 펀더멘털 개선이 전제되지 않는 한 지속성 있는 반등은 요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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